'윤석열 장모' 의혹, 검찰은 '조국 가족'처럼 수사할까

주영민 / 2020-03-19 15:42:23
정경심 교수 사문서위조 공소시효 이유로 신속 기소 맞물려
장모 법정 증언도 있는데 검찰 피진정인 조사조차 하지 않아
장모·부인 연루 의혹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역풍 가능성
"총장의 장모라고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 공소시효를 넘기려고 늑장 수사한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도 양주시의 추모공원 시행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 씨와 수년째 분쟁 중인 노덕봉(68) 씨가 전날(18일) 의정부지검 인권위원회에 추가 진정서를 내며 한 말이다.

노 씨는 지난해 9월 검찰개혁위원회에 최 씨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낸 인물이다.

해당 사건은 대검을 통해 같은 해 10월 의정부지검에 이첩된 뒤 형사1부(정효삼 부장검사)에 배당됐지만, 현재까지 피진정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논란의 핵심인 최 씨의 은행잔고증명서 위조(사문서위조) 혐의의 공소시효는 이달 31일이다.

'사문서위조'와 '공소시효'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낯설지 않은 단어의 조합이다.

조국(55)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딸 동양대 표창장 위조(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기소가 떠오른다.

지난해 9월 6일 조 전 장관의 국회인사청문회 당일 검찰은 정 교수를 사문사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여권의 무리한 기소 비판에도 검찰은 정 교수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한 이유로 '공소시효만료 임박'을 내세웠다.

검찰은 이후 같은해 11월 11일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불법 투자, 증거인멸 의혹 등 14개 혐의로 정 교수를 구속기소하기에 이른다.

조 전 장관 역시 검찰 수사를 피하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자녀 입시 비리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입시 비리의 핵심으로 떠오른 딸에 대한 신상마저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윤 총장의 장모 최 씨의 경우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있지만, 현재까지 검찰은 피진정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최 씨의 동업자인 안모 씨는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의 한 야산이 공매로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최 씨와 손을 잡고 세 차례 매입 시도 끝에 절반씩의 지분으로 40억 원에 계약했다.

최 씨는 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한 은행에서 350억 원에 달하는 예금 잔고 증명서를 받았는데, 안 씨와 소송 과정에서 예금 잔고 증명서가 가짜로 드러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위조된 증명서가 4장에 달한다.

최 씨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를 받을 수 있지만 검찰은 최 씨를 수사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진정이 제기된 뒤 5개월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최 씨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은 것이다.

▲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관련 의혹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검찰 조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C 스트레이트 홈페이지 사진 캡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위조를 해준 당사자가 최 씨의 둘째 딸이자 윤 총장 부인인 김건희 씨 지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당 사건이 조직적인 가족 사건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윤 총장이 장모의 고소나 안 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여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앞서 조 전 장관 사태를 비춰봤을 때 윤 총장은 해당 사건에 대한 관여 여부에 대해 국민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앞서 인사청문회는 물론,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도 "장모 관련 일에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정부지검의 '늑장 수사' 논란이 일자 대검찰청이 "(윤 총장이) 장모 관련 수사는 보고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 전 장관과 그 일가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한 검찰이 윤 총장의 가족과 관련한 사건에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윤 총장 장모 사건은 의정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경찰 등이 들여다보고 있다.

공소시효 여부를 떠나 수사당국이 조 전 장관 사태 때처럼 윤 총장은 물론, 장모·부인 등이 연루된 가족사건에 대한 성역 없는 조사와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국민적 여론임을 자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재경지법 출신 한 변호사는 "국민들은 조 전 장관 가족 사건 때 보였던 검찰의 모습과 윤 총장 장모 사건을 다루는 현재 검찰 모습에 대한 괴리감을 분명히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재판과정에서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는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공소시효를 코앞에 둔 시점까지 피진정인 조사를 미루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검찰의 수장이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해 함구하는 것에 대해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기에는 조 전 장관 사태가 불러온 파장에 비춰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윤 총장이 검찰 조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볼 때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고 수사해 작금의 의혹 제기에 대한 의문이 해소한다면 국면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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