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감시(격리)자 1만명에 양성율 3% 대입하면 300명 이상 추산
북한군 동태 24시간 감시하는 주한미군사령관 "북한에도 발병 확신"
북한 관영 매체들은 북한에는 코로나19(COVID-19)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감염자가 한 명도 없는 북한에 대해 경탄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내세워 눈길을 끈다.
"지금 인류는 전세계에로 급격히 전파되고 있는 'COVID-19'와 관련하여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우리 공화국을 놀라움과 경탄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17일 북한의 대외 선전 인터넷 매체인 '조선의 오늘'에 실린 기사의 첫 대목이다.
이 매체는 '조선인민은 전염병방역사업에서 성과를 거둘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의료 및 방역전문가들은 방역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에서도 걷잡지 못하는 전염병이 우리나라(북한)에 들어오지 못한데 대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해 하면서 그것은 우리나라의 차단과 격리격폐 조치가 적절한 시기에 시행되고 전사회적, 전인민적인 행동일치와 동원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하였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매체가 내세운 방역사업 성과의 근거는 WHO 보건비상계획 집행국장이 지난 2월 1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북한의 코로나19 실태와 이른바 '스위스조선위원회'라는 단체의 성명 등이다.
이 매체는 우선 여러 나라 언론들이 "WHO 집행국장이 2월 18일 '현재 북한에서 COVID-19 징후는 전혀 없다'고 한 발언은 조선(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우월성에 대한 찬사와도 같은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한 여러 나라 언론들이 "북한은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전국가적인 사업으로 지정하고 즉시 국경을 일시 폐쇄한다고 선포했으며 여러 국제항공운행을 취소하고 외국인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그렇게 보도했다는 '여러 나라 매체들'이 어떤 매체인지 실명을 공개하지 않아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
설령 여러 나라 매체들이 그런 식으로 보도를 했더라도, 그것이 북한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니다.
WHO는 각국에서 제출한 현황보고를 토대로 그 나라의 감염병 현황을 발표할 뿐이고, WHO가 현장실사를 거쳐 확인한 사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 당국의 주장일 뿐이지 WHO 같은 국제기구에 의해 객관적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인용한 '스위스조선위원회'의 아래와 같은 성명도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에서는 전세계에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COVID-19를 막기 위해 철저한 방역대책들이 세워지고 있다. 지역별로 강력한 비상방역 역량을 편성하고 전염병 방지와 관련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스위스조선위원회는 이른바 '스위스주체사상연구소조' 책임자이자 '백두산위인칭송국제축전 스위스조직위원회' 위원장인 마르틴 뢰체르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친북 단체이다. 중립국인 스위스에는 공산당이 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청소년기에 스위스에서 유학한 바 있다.
뢰체르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 탄생일 같은 국가 기념일이면 초대받아 북한을 방문해 관영매체들과 인터뷰를 하곤 하는 유럽의 대표적 친북 인사이다.
뢰체르는 지난해 조선중앙tv에 공개된 인터뷰에서도 "저는 만경대를 성지로 여기며 조선에 올 때마다 만경대를 찾곤 합니다. 김일성 주석은 서거하신 것이 아니라 조선인민과 세계 진보적 인류의 마음 속에 그리고 저의 마음 속에 영생하십니다"라고 북한 주민들의 주장을 똑같이 되뇌인 바 있다.
결국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공화국을 놀라움과 경탄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는 주장은 북한 당국과 관영 매체, 그리고 해외 친북 인사들이 별다른 근거없이 되풀이하는 '동어반복'인 것이다.
그보다는 북한군의 동정을 24시간 감시하는 주한미군사령관의 증언이 더 설득력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3일 북한군이 코로나19 발발 사태 때문에 약 30일 동안 봉쇄됐다가 최근 훈련을 재개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미국 국방부 담당 기자들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없다고 주장한다"면서, "북한이 폐쇄된 국가라서 내부 발병 사례가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순 없지만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군대가 약 30일간 근본적으로 봉쇄됐고 최근 들어 일상적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며 한 예로 북한군이 지난 24일간 비행기를 띄우지 않다가 최근 훈련용 비행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7일 트위터에 전날 대구 미군기지가 '대구에 추가 확진자가 35명이다. 우리가 이기고 있다'라고 트윗한 글을 리트윗하면서 "(한국의) 질병관리본부가 얼마나 훌륭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는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협조적이다. 그들은 한 달 넘게 지치지 않고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도 '방역사업에서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는 캠페인성 기사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의 유입과 전파를 철저히 막기 위한 비상방역사업이 전국각지에서 계속 힘있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수만명의 보건일군과 여맹일군을 비롯하여 각급 당 및 정권기관, 근로단체조직, 보건기관 일군들이 많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치사업과 위생선전활동을 힘있게 벌렸다"고 전했다.
또한 "위생방역부문 일군들의 책임성을 높여 격리자들에 대한 의학적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격리장소들과 그 주변에 대한 소독사업에 커다란 힘을 넣고 있다"면서 "격리장소별로 격리해제인원 명단을 작성하여 비상설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에 보고하며 해제 당일에 확인서를 발급하는 것을 비롯하여 격리해제사업을 사소한 빈틈도 없이 엄격히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1만명에 이르는 의학적 감시(격리) 대상자는 있는데 확진자는 여전히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질병관리본부 누적 통계에 따르면, 17일 0시 현재 코로나19 의심 누적 검사자는 26만9425명, 확진자는 8320명으로 검사 양성율은 3.1%이다. 이를 북한에 대입하면 3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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