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연합정당 참여놓고 범진보진영 각양각색… 난관 예고

임혜련 / 2020-03-13 16:28:55
정의당 합류 불가 방침 고수…"반칙과 꼼수"
민생당 합류 여부 불투명…내부서 불협화음
미래당, 참여 결정…"여론조사·회의 거쳐 결정"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지만, 정의당·민생당 등 진보진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며 범진보 진영의 비례연합정당 창당 작업에 난관이 예상된다.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코로나19 대응 관련 면담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민주당은 이날 전(全)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례연합정당 찬반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권리당원 투표 결과 24만1,559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74.1%가 찬성에 투표해 비례 정당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제안하는 이해찬 대표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범진보 진영 정당과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정의당, 녹색당 등 범진보 정당이 참여하는 '빅텐트'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의당을 비롯한 일부 소수정당들이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 진보 정당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비례연합정당은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 정당이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한 데 대해 "명분도, 실리도 없는 친문(친문재인) 연합정당"이라며 "미래통합당과 민주당이 서로 한 치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날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공동대표는 "오늘 오후 2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께서 비례연합정당과 관련된 이해찬 대표의 친서를 가지고 민생당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국정운영의 협치는 걷어차고, 선거용 협치를 내밀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생당 내부에서는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김 공동대표·손학규 전 대표 등 바른미래당계 의원들은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호남계 의원들은 참여 가능성을 열어놨다.

특히 대안신당 출신 유성엽 공동대표는 민주당이 비례대표를 공천하지 않는다면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유 공동대표는 이날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지원·천정배·정동영 등 호남계 중진 의원 다수는 잇따라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정의당은 완고하게 선을 그었다. 정의당은 이미 비례연합정당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으며, 지난 8일 열린 전국위원회에서도 만장일치로 "비례연합정당엔 참여하지 않겠다"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민주당의 결정에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선거법을 함께 만든 당사자이자, 정치개혁에 앞장서야 할 민주당이 원칙과 정도가 아닌 반칙과 꼼수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집권당이 개정 선거법 취지를 무력화하는 동시에 미래한국당의 꼼수에 면죄부를 준 것은 정치개혁 후퇴"라고 일갈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라디오에서 "도로에서 상대방이 과속하고 신호 위반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같이 그런다고 하면 대형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정의당마저 그런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치개혁연합(준)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당-정치개혁연합(준) 대표단 간담회에 참석한 미래당 대표단과 정치개혁연합 대표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승수 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 조성우, 류종열, 신필균 공동창당준비위원장, 김소희,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 우인철 대변인 [뉴시스]

진보진영 군소정당 중 미래당은 비례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당원 여론조사, 대표자 회의를 거쳐 비례 연합정당에 참가하는 것을 당론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앞서 미래당은 지난 6일에도 총선 연대에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히며 정치개혁연합 중앙당사를 방문해 공동창당준비위원회와 소규모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래당은 통화에서 "정당이 모일 때 청년 정치인을 파견해 청년이 주체가 되어 21대 국회에서 선거제 개혁과 정치 개혁을 해야 한다"며 "현재 선거제도 개혁은 미완이다. 이것이 완성되어야 다양한 목소리가 원내에 들어가야 한다. 그 취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11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8시간의 토론 끝에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묻는 당원 투표를 하기로 했다. 투표는 13∼14일 이틀간 진행된다. 다만 투표율이 50%를 넘겨야 하며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중당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 전했지만, 내부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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