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이낙연 '투톱' 선대위 출범…"간절하고 겸손하게"

장기현 / 2020-02-20 14:22:16
잇단 당내 논란 의식, '조용한' 선대위 출범식
김부겸 "잘못한 건 용서 구해야" 쓴소리
공동선대위원장, 권역별 선대위원장 포함 22명
"보통 선대위 발족식을 하면 주먹을 불끈 쥐고 화이팅을 외치는 분위기여야 하지만…" 

TK(대구·경북) 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준비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4·15 총선을 앞두고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투톱'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

출범식 분위기는 차분했다. '민주당만 빼고'라는 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발과 김남국 변호사 공천 잡음 등 당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을 의식한 듯 "간절하고 겸손하게"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이해찬 "간절하게"…이낙연 "겸손하게"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출범식을 갖고, 선대위 구성과 총선 승리 전략을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각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은 의원들은 "민생이 먼저다", "일하는 국회로", "민주당과 미래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 대표는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필요한 자세로 간절함과 겸손함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인지라 규모를 최대한 줄여서 조용하고 소박하게 선대위를 발족하게 됐다"며 "역사는 민주당에 한없이 커다란 간절함과 한없이 낮은 겸손함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선은 촛불 혁명이 이뤄낸 역사의 진보가 제도로 정착되느냐, 과거로 후퇴해 물거품이 되느냐는 것을 결정하는 선거"라면서 "무한 정쟁과 상습 보이콧으로 20대 국회를 마비시킨 것도 모자라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는 미래통합당이 다수당이 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번 공천이 잘돼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고, 선거에 이겨야 문재인 정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재집권할 수 있다"면서 "국민에 약속한 것처럼 시스템 공천으로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심사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와 함께 '투톱'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 전 총리는 '겸손한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과 경기 위축이 겹친 시기에 무거운 마음으로 선대위를 가동한다"면서 "국민과 역사 앞에 훨씬 더 겸손한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 오만과 독선에 기울지 않도록 늘 스스로를 경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 미래준비 선대위'라는 이름에 걸맞게 현실을 개선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비전과 정책을 국민 앞에 잇달아 내놓겠다"며 "싸우는 정치를 하지 않고, 네거티브 선거도 하지 않겠다. 다만 가짜뉴스와 허위 비방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품격과 신뢰의 정치를 실천하겠다. 그것이 단번에 완성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지치지 않고 노력하겠다"며 "4·15총선이 이러한 중대과제들을 극복하며,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는 선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부겸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하루사이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를 의식한 듯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예비비 투입 등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당내에서 잇따른 논란과 관련해 "잘못한 건 용서 빌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정권 중간에 치르는 선거는 정권 심판이라는 회초리를 피할 수 없다. 잘못한 점은 잘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최근 모 언론 칼럼과 공천 잡음이 국민을 절망케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공동선대위원장(오른쪽)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 김부겸. [문재원 기자]

'영입인재 1호'인 최해영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족하지만 우리 사회 약자를 배려하려는 품격있는 정당이란 것 알 수 있고 내가 그 빈틈 메우려고 여기 있다"면서 "나는 결코 장식품이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중앙선대위'·이낙연 '미래선대위' 각각 책임


선대위는 이해찬·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은 '중앙선대위'를 맡아 전국 지역선대위와 조직, 선거전략, 당무행정 등을 총괄하게 됐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미래선대위'를 맡아 공약과 미래비전, 가치를 담은 3개 기획단과 24개 위원회를 총괄한다.

공동선대위원장은 11개 권역별 선대위원장을 포함해 22명으로 구성됐다. 이인영(수도권), 김진표(경기남부), 정성호(경기북부), 송영길(인천), 이개호(호남), 박병석(충청), 김영춘(부산), 김부겸(대구·경북), 김두관(경남·울산), 강창일(제주) 의원과 이광재(강원) 전 강원지사 등이 권역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박주민·박광온·설훈·김해영·남인순·이수진·이형석 최고위원과 영입인재 1호인 최혜영(여성·장애인) 교수, 황희두(청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김주영(노동) 전 한국노총 위원장, 조희경(여성)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 대표 등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됐다.

▲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창일, 박병석,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이낙연,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 김부겸, 최혜영, 조희경, 남인순 공동선대위원장. [문재원 기자]

민주당은 선대위 발족과 함께 분위기 쇄신을 위해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며 선거운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역별 순회 회의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민주당 선대위에는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 전 총리를 포함해 김부겸·김두관 의원 등 여권 잠룡들이 대거 합류했다. 특히 이 전 총리의 경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이낙연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대위 출범으로 민주당의 총선 시계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국회의원 예비후보 공천 등 실무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날 비례대표 공관위도 첫 회의를 열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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