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송·송 커플'도 결별 수순 밟나?

김잠출 객원 / 2019-12-09 11:03:45
'밀월' 송철호 시장-송병기 부시장, 피의자 신분 전환 및 시장 소환 임박설까지
송 시장, 기재부 소속 부시장 자리에 송 부시장 임명 강행해 '보은인사' 비판
송 시장, 진보진영 출신 첫 울산시장…시도지사 직무평가 최하위 등 최대 위기

송철호 울산시장이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8전9기라는 천신만고 끝에 울산에서 진보진영 첫 시장이 된 지 2년 만에 닥친 최대 위기를 돌파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 지난해 3월 28일 송철호(현 울산시장)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6.13 지방선서 1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송 후보 캠프에서 공약 개발을 주도했던 송병기 정책팀장(현 울산 경제부시장). [뉴시스]


추락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른바 '7개 성장 다리'를 추진하고 있던 차에 터진 대형 악재가 울산 시정에 큰 충격을 준 데다 송 시장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전국 최하위권을 거듭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신도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송병기 부시장이 압수수색과 이틀 연속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울산시청 안팎에선 송 부시장의 신분 전환이 임박한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자진사퇴 등 거취 문제가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송 부시장은 6~7일 이틀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또 이르면 이번 주 송철호 시장까지 소환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송 시장 소환 등 검찰 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튈지 울산의 공직사회와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울산시 공무원과 시민들 중에서는 이제 송 시장이 전면에 나서 시민들에게 진상을 밝히고 시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공직 사회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울산시 모 과장은 "울산 공직자들이 상당히 불안하다. 일할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지금쯤 시장이 직접 나서 해명하는 게 옳지 않은가"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지금 울산이 성장 정체에 직면하는 등 경제난이 심각하다. 하명수사 논란으로 또다시 울산이 침몰해서는 안되는데 자꾸 정쟁으로 몰아가지 말았으면 한다"고 걱정했다.

울산시 간부공무원들은 휴일에 출근해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뚜렷한 방안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하명수사 논란'이 시정에 큰 부담인 만큼 송 부시장의 거취를 하루빨리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당사자와 송 시장의 결심이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사퇴든 시장의 결단이든 지난 2년 반의 '송·송(송철호·송병기) 커플'이 빨리 결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정상적인 울산 시정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는 의견이다. 여기에다가 울산시 외곽조직에서도 자진 사퇴론이 거론되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선거 당시 송철호 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지낸 김위경(65) 새시대한국노인회 울산광역시 총회장은 "이건 청와대 하명 수사가 아니라 송 부시장 개인의 일인데 울산시 전체가 발목이 잡혀 있다"며 "송 부시장이 이미 지난 10월 말 내년 총선 남구갑 출마를 위해 사직한다고 했기 때문에 빨리 사표내고 자연인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로 사퇴압박을 가했다.

김 회장은 송철호 시장후보 캠프를 꾸리기 전에 송 후보가 "시정에 밝은 인사를 영입해 달라"고 부탁해 자신이 직접 송 부시장을 접촉해 추천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시정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캠프 인사를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해 시장의 결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청와대 행정관에게 보낸 첩보는 이미 캠프 내 김모 홍보팀장이 가져와 후보에게 전했다 "면서 후보가 무시했다는 얘기도 전했다. 그만큼 당시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얘기라는 뜻이다.

이번 사태 초기부터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 중에서도 시정 전반에 걸친 차질을 예상하는 의견이 적지 않아서인지 송 부시장의 자진사퇴론에 무게가 실린다. 울산시 민선 7기는 경제부시장의 권한과 위상을 대폭 확대하는 비대칭 인사에서 출발한 데다 울산시 주요 현안 대부분이 송 부시장에게 쏠려 있었다.

송 부시장은 2017년 8월 송 후보 캠프에 합류해 정책팀장을 맡으면서 공약 개발을 주도했다. 송 시장 당선 후 인수위원회에서 총괄간사를 맡았고, 송 시장 취임 후인 지난해 8월 경제부시장(1급)으로 발탁됐다. 이때 직급이 맞지 않자 조례를 개정해 꿰맞췄고, 이후 정무직에 어울리지 않는 조직개편을 해 '송병기를 위한 시정운영'이란 지역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송 시장은 당시 기획재정부 소속 경제부시장을 물러나게 하면서까지 송 부시장 임명을 강행해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이후 시도지사 직무평가에서 송 시장은 만년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말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경제부시장에게 일자리경제국, 혁신산업국, 미래성장기반국, 문화관광체육국, 교통건설국 등 5개국을 전담하도록 했다. 정무직 중심의 경제부시장 업무가 실무 쪽으로 전환되면서 송 부시장은 민선7기의 핵심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실세 중의 실세로 불렸다. 급기야 '송•송 커플'이란 비유까지 나온 배경이다(이는 당시 송중기·송혜교 커플의 '세기의 결혼'에 빗댄 표현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심완구·박맹우·김기현' 울산시장을 거치며 20여년 동안 승승장구한 송병기 부시장은 전형적인 '자유한국당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다가 김기현 시장에게 '팽' 당했다는 불만을 품고 반대진영(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으로 들어가 '첩보'를 제보한 것으로 지목되었다.

송 부시장은 원내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남구청장에 출마하려다가 접은 전력이 있으며 최근까지도 내년 총선 남구갑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정치인으로 변신을 준비 중이었다.

KPI뉴스 / 김잠출 객원 기자 kj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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