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시계 '째깍째깍'…이달 말 하원 가결 전망

장성룡 / 2019-12-06 11:05:25
트럼프 "빨리해서 상원 넘겨라" 자신 내비쳐
하원 통과돼도 상원 가결 기준 2/3 어려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급진전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전에 탄핵 소추안이 하원 전체회의에서 가결될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 확정으로 해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실적으로 여당인 공화당이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원에서 제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나올 개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하원, 9일 청문회 이어 이달 내 가결 목표

야당인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5일(이하 현지시간)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대통령 탄핵소추안 작성을 요청했다. 하원 법사위가 전날 법학자들이 출석한 가운데 공개 청문회를 진행한 지 하루만이다.

공개 청문회에 출석한 법학자 4명 중 민주당이 초청한 3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외세가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만으로도 탄핵 근거가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하원 정보위원회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보고서를 3일 채택했다.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고, 의회가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도록 '전례 없는 방해'를 가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에 따라 하원 법사위는 뇌물죄와 권력남용, 의회 방해, 의회 모독 등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항을 포함한 소추안을 다음주에 작성하게 된다. 이와 관련, 법사위는 9일 청문회를 한 차례 더 열 예정이다.

탄핵 소추안 작성을 요청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에 대한 조사 발표를 요구하며 군사적 원조와 (미·우크라이나 정상간) 백악관 회담을 보류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희생시키면서까지 개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며 그의 행위에는 헌법을 지키고 방어하는 탄핵 이외의 다른 선택권을 남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종 절차는 상원에서…탄핵 해임 가능성 현실적으로 낮아

하원 법사위가 작성한 탄핵소추안은 하원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과반수 지지로 가결된다.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탄핵소추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새해를 맞기 전인 크리스마스 또는 이달 말까지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려 하고 있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최종 절차는 상원으로 넘어간다. 상원은 연방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재판을 열게 되고, 표결에서 제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대통령 직을 박탈하게 된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상원은 공화당 소속 의원 53명과 민주당 소속 의원 45명,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2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상원의원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다고 가정할 경우, 대통령 유죄 판결이 확정되는 제적의원 3분의 2인 67표 이상이 나오려면 민주당·무소속 의원 전원은 물론, 최소 20명의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

"당장 상원으로 넘겨라" vs. "러시아스캔들 포함시킬 것"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 법사위의 탄핵소추안 작성 절차 돌입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탄핵 표결을 할 것이라면 아예 빨리 해서 당장 상원으로 넘기라 "며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은 하원에서의 탄핵 조사 과정을 통해 최대한 탄핵 찬성 여론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탄핵안을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으로 빨리 넘겨 백지화시키려는 것이다. 

이 같은 트럼프 진영의 자신만만한 역공에 민주당 측은 또다른 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소추안을 작성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에 국한하지 않고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가 진행했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한 사법 방해 부분도 포함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탄핵소추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는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 스캔들'은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가 맡았던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의 유착설을 말하는 것이고,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이자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에 대한 뒷조사를 요구하며 미국의 군사원조를 압박 수단으로 삼았다는 의혹을 둘러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를 거론하며 "그들은 이미 터무니없는 뮬러 사안에 대해 단념해놓고 이제 와서는 적절했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두 통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앞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발표에 대해선 "아무것도 안 하는 급진 좌파 민주당 인사들이 아무 이유 없이 나를 탄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이는 중요한 경우에만 극도로 드물게 사용되던 탄핵 행위가 미래의 대통령들을 위해 일상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 다행인 것은 공화당이 이보다 더 단결된 적이 없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부흥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 군사력 강화 등 우리나라를 잘 이끈 것에만 힘써왔다. 우리는 상원에서의 공정한 심판 절차를 고대한다"며 상원에서의 탄핵 승부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판결을 받을 확률은 낮지만, 만일 그가 탄핵 해임되면 남은 대통령 임기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어받게 된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는 앤드루 존슨, 리처드 닉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로, 1998년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이후 21년 만이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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