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청년·여성 위한 '디자이너 클럽' 재빨리 발족
소수정당도 서둘러 총선기획단 출범 준비 나설 듯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 승리를 위해 여야가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들어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지난 20대 총선과 비교해 3개월가량 앞서 총선기획단을 구성했다. 총선기획단은 총선 전략과 공천 방향을 정하는 주요 기구로, 내년 4월까지 정치권의 이슈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여성 1명뿐…민주당, 여성·청년 7명으로 절반 육박
지난 4일 한국당은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총선기획단을 출범하면서 총선 체제 돌입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변화와 쇄신'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기획단 구성부터 비판에 직면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일단 기획단 위원 중 10명이 현역의원으로, 박완수 의원과 전희경 의원, 김우석 특보 등 친황교안계 인물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한국당 내부에서는 총선기획단의 청년과 여성 비율이 지난 총선에 비해 더 적어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기획단에는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 2030은 전무하고, 여성 위원도 비례대표인 전희경 의원 한 명에 불과하다. 실제로 기획단 임명 직후 당 안팎에서는 "청년과 여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여성이나 청년 위원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공천에서 얼마나 여성과 청년을 위한 배려가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고 해명했다.
반면 다음날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킨 민주당은 기획단 구성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청년과 여성이 안보이는 한국당에 비해 민주당은 15명(내부인사 12명, 외부 인사 3명)의 위원 중 여성 5명, 청년 4명(여성이면서 청년은 2명)으로 구성돼 여성과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시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기획단에 27세의 프로게이머 출신 사회운동가 황희두 씨를 '깜짝' 발탁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민주당에서 비주류로 평가 받는 금태섭 의원을 총선기획단 위원으로 임명한 것에도 후한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의 대표 대여 공격수인 장제원 의원도 "민주당의 총선기획단 인선을 보니 섬뜩한 생각이 든다"면서 "당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한 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기획단, '2030' 잡기 위한 조직 구성 박차
각 당의 총선기획단은 청년 인재들의 영입을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의 미래기획분과 소속 금태섭·제윤경 의원은 최근 이해찬 대표에게 청년 인재를 발굴해 추천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젊은 층을 대변할 좋은 분을 의원님들이 추천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확정하는 국민공천심사단에 청년을 절반가량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청년 비례대표 후보를 많이 포함시키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치며 놓친 2030의 표심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오는 17일까지 설치될 혐오·젠더폭력 검증 태스크포스(TF)는 청년 50%와 여성 50%로 구성될 예정이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소속 정은혜 의원은 본지에 "모든 위원회를 여성 50%로 구성하지는 않더라도, 과거 선거에 비해 여성과 청년의 비율이 줄거나 그대로이진 않을 것"이라며 "형식적인 비율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효과를 담보하기 위한 대책을 다음 주부터 논의해 이달 안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도 총선 자문그룹 성격의 '2020 총선 디자이너 클럽'을 발족하면서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여성·학부모 17명으로 구성된 '우맘(Woman-Mom) 디자이너 클럽'과 청년 15명으로 구성된 '2030 희망 디자이너 클럽'을 통해 총선 기획뿐만 아니라 공약 개발 등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 통해 '총선 물갈이' 제시
민주당의 경우 총선기획단 명단 속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존재가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 원장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후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이끌고 있어 실질적 총선 지휘자로 평가받는다. 민주연구원은 지난 8일 발표한 정책브리핑을 통해 '총선 승리 3대 법칙'으로 혁신·미래·절박함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연구원은 "총선기획단 구성이 총선 자체 콘셉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역대 총선 사례를 분석한 결과, 혁신공천이 총선 승리로 이어졌다며 과감한 물갈이를 예고했다.
민주당이 대대적인 물갈이로 대내외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도 이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장 한국당 내부에서 중진 용퇴론, 험지 출마론이 터져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영남권과 서울 강남권 3구에서 3선 이상 지낸 중진 의원들이 솔선수범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당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상진 의원은 대선 주자들에게 수도권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의 신뢰를 등에 업은 총선기획단을 중심으로 총선 채비에 나섰지만, 아직 당 차원의 공식적인 '경선 룰'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황 대표가 제시한 '보수 대통합' 문제가 어떻게 가닥이 잡힐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물갈이 그림을 그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수정당도 서둘러 총선기획단 발족할 듯
정의당은 '다문화 1호 국회의원'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첫 장성 출신인 이병록 예비역 해군 준장(제독), 노동인권 전문가인 권영국 변호사 등을 영입해 총선기획단 전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총선기획단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나온 것이 없다"면서도 "총선기획센터를 운영해 총괄적인 총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바른미래당의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청년 중심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0명 안팎으로 꾸려질 신당추진기획단 전원을 청년으로 구성하고, 창당 이후 꾸려질 총선기획단에서도 청년들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바른미래당의 당권파도 최고위를 열고 의결 사안으로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을 우선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대표는 이미 경제 관련 인사들, 청·장년을 아우르는 인사들과 접촉을 마쳤고, 변혁의 탈당이 진행되면 이들의 면면을 밝히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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