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인사 문제, 민생경제 악화, 남북관계 교착 등 4대 악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부터 임기 '후반전'을 시작한다. 문 대통령이 달려온 30개월은 유독 다사다난했다는 평이 많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 이후 '나라다운 나라'를 외치며 소득주도성장, 남북관계 개선, 검찰개혁 등에 박차를 가했다. 그에 따라 국정 수행 지지율도 수차례 요동쳤다.
취임 초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인 84%(2017년 5월 30일~6월 1일, 전국 유권자 1004명)를 기록했지만, 각종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등락을 거듭하며 70%선으로, 또 50%대로, 급기야는 39%까지 떨어졌다. 임기반환점을 앞둔 지지율은 45%(5~7일, 유권자 1003명)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 반 동안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 수치를 분석해 문 대통령이 임기 '전반전'에 직면했던 악재를 추려 네 가지로 정리해봤다. 이 '4대 악재'는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출렁일 때마다 응답자들이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은 이유 중에서 빈도수가 높은 것들이다.
[악재1] 조국 사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서 장관 임명, 사퇴를 거치며 연일 내리막길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8월 9일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후 첫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긍정평가는 45%, 부정평가는 49%를 기록했다(8월 20~22일, 유권자 1002명). 5월 셋째 주 이후 14주 만에 부정률이 긍정률을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정치권 내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공방이 과열됐고, 의혹들이 연이어 제기되며 관련 보도가 대폭 증가한 탓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9월 초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했다. 그 영향으로 9월 3주차 지지율은 40%로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53%를 기록했다(9월 17~19일, 유권자 1000명). 당시 갤럽은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 문제·독단적' 응답 비중이 늘었다"며 "대부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결국 취임 35일 만에 검찰 수사 본격화, 부정적인 여론 확대 속에서 사퇴했다.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39%를 기록했다(10월 15~17일, 유권자 1004명). 조 장관 주도의 검찰 개혁을 기대했거나 관망했던 이들에게 사퇴 소식이 적지 않은 허탈감을 안겨준 탓이다.
[악재2] 인사(人事) 문제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임기 반환점까지 30개월을 달려오는 동안 인사문제는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임기 초 80% 선의 지지율이 무너진 것도 인사가 원인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17년 6월 4주차 79%로 집계됐는데, 당시 갤럽은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의 사퇴와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김현미 국토부장관 임명 논란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다(6월 20~22일, 유권자 1004명). 이뿐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취임 첫해에는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후보자(황우석 논문 조작사건 연루 의혹)의 낙마와,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투자 의혹)의 낙마 등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청와대는 인사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자 2017년 11월' 5대 배제 원칙'을 '7대 배제 원칙'(병역 기피·세금탈루·불법적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성관련 범죄)으로 개편하며 검증 기준을 강화했다. 하지만 인사는 계속 문제 됐다. 2018년 4월 셋째 주에도 '내로남불' 논란의 김기식 금융감독위원장 사임으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3~4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인한 사퇴 압박,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 등의 결과로 4월 1주차 국정 지지율은 41%로 2주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4월 2~4일, 유권자 1003명).
[악재3] 민생·경제 악화
민생·경제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출렁댔다. 최저임금 문제가 대표적이다. 2017년 7월 15일,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최근 10년 이래 최대 인상률이었지만 노동계가 주장해온 1만 원에는 미치지 못했고, 경영계에선 지나친 인상률이라며 반발했다. 이 영향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4%(2017년 7월 18~20일, 유권자 1012명)로 취임 첫째 주부터 시작된 갤럽 여론조사 결과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를 한 응답자의 다수는 '최저임금 인상'을 문제로 꼽았다.
또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17년 8.2부동산 대책,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하락했고, 2019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2018년 7월 이후에도 줄곧 하락세를 기록했다. 7월 말 60%대 초반으로 떨어진 국정 지지도는 8월 2주차 5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대에 접어들었고, 각종 경제지표 악화가 가시화하자 9월 1주차에는 49%까지 내려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8월 금융·증권 시장 불안의 영향으로 문대통령 지지율은 47%를 기록했다(8월 6~8일, 유권자 1009명).
[악재4] 남북관계 교착
주로 남북 관계는 하락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컸다. 2017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를 기록한 것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9월 2주차에 69%(12~14일, 유권자 1006명), 9월 4주차에 65%(26~28일, 유권자 1006명)로 단 2차례뿐이다. 아울러 2018년 2월 1주 평창동계올림픽 단일팀 논란이 일었을 때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6%p 하락한 67%(16~18일, 유권자 1004명)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하노이 노딜'로 인해 한반도 평화 정책에도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한동안 40%대 지지율이 유지됐다. 특히 북한의 일관성 없는 태도는 7월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란 극적인 이벤트에도 국정 지지도를 49%에 그치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나쁜 수준은 아니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집권 3년차 2분기에 문 대통령보다 높은 긍정률을 보인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49%)이 유일하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김형준 교수(명지대 정치학)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야당을 국정 운영 동반자로 인정하고, 정책적 성과를 낼 경우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5년 단임제 국가에서 임기 후반에 반등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다른 주장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남북관계, 한일관계가 정리가 되면 내년 정도에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올 수 있다"며 "급락요인이 많은 것 같지 않다. 국내 정치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여야 문제, 인사 문제 등을 주의하면 50%대 초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전'을 어떻게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기사에서 인용된 갤럽 여론조사는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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