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도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외투를 입고 있으면 땀이 날 정도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칼바람으로부터 해방된다는 점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계절의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는 우리 몸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끼치므로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매년 봄철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과 같은 질환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춘곤증’입니다. 봄철피로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춘곤증은 피로감 뿐만 아니라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두통 등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겨울 동안 낮은 기온에 긴장 상태를 유지하던 신체가 기온이 따뜻해지자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로 인해 체내 호르몬 분비가 불안정해지면서 각종 증상이 발현되는 것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춘곤증이 겨울을 보내며 양기를 제대로 저장하지 못했을 때 일어난다고 봅니다. 간단히 말하면 겨우내 몸의 기운을 너무 일찍 써버렸기 때문에 봄이 되자 몸이 졸리고 피곤해진다는 것이죠.
춘곤증을 이겨내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잘 먹고 푹 쉬어서 몸의 양기를 축적하면 됩니다. 봄과 가을이 점차 짧아지는 최근 우리나라 기후의 특성 상 올해 여름을 대비하기 위해 양기를 보충해주는 것은 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냉이, 더덕, 달래 등 비타민이 풍부한 봄 제철 채소들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해주는 것만으로도 춘곤증의 증상을 상당 부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음주나 흡연은 가급적 삼가시고요. 여기에 기운을 북돋는 보양식이나 보약을 먹으면 더욱 좋습니다.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도 춘곤증을 이겨내는 좋은 방법입니다.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을 촉진시킴으로써 피로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춘곤증 증상은 길게 잡아 3주 정도면 거의 사라집니다. 그러나 춘곤증 증상이 이보다 길어지거나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춘곤증이 심한 사람들 중에는 유독 목과 등에 뻐근함과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은데요. 이러한 경우 척추불균형으로 인한 피로가 쌓여 춘곤증을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구부정한 자세가 지속돼 척추가 틀어지게 되면 주변 근육이 뭉치면서 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게 됩니다. 신진대사가 방해를 받으면 자연히 몸의 피로도가 높아지지요. 척추불균형을 방치하게 되면 피로가 만성적으로 진행될 뿐 아니라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추나요법을 통해 어긋난 골반과 척추를 바로 잡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분을 사용해 환자의 삐뚤어진 척추 주변 관절, 인대, 근육을 밀고 당겨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치료하는 대표적인 한방수기 요법입니다. 또한 추나요법은 올바른 경락과 기혈의 순환을 도와 깨진 신체균형으로 생긴 병리적 증상도 함께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날씨가 쾌청해지면 자동차를 깨끗이 세차하고 정비 하듯 우리 몸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싱그러운 봄 내음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지난 겨울을 보내며 혹시 몸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춘곤증 피로 풀어주는 스트레칭
■ 전신 혈액순환에 도움되는 ‘학다리 스트레칭’

춘곤증으로 피로가 몰려올 경우에는 스트레칭으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히 시켜줄 필요가 있다. ‘학다리 스트레칭’은 허리와 골반 근육을 강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유연성을 높여주는 스트레칭법이다. 팔과 가슴도 사용하기 때문에 전신운동 효과도 볼 수 있다.
우선 오른쪽 무릎을 가슴 높이까지 올리고 양손을 깍지 껴 무릎을 잡아 4초간 유지한다. 그 후 오른쪽 다리를 뒤쪽으로 옮겨 발목을 잡고 허벅지가 당기는 느낌이 들 때까지 당겨 4초간 유지한다. 왼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
■ 척추불균형 예방하는 ‘어서오세요 스트레칭’

의자에 앉은 채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허리에 받는 부담이 상당하다. 앉은 자세는 서있을 때보다 척추 부담이 1.5배 높기 때문에 허리 건강에 좋지 않다. 척추불균형으로 인한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서오세요 스트레칭’으로 허리 주변과 인대를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어서오세요 스트레칭 방법은 간단하다. 앉은 자세에서 양손을 무릎 위에 놓는다. 허리를 곧게 펴고 오른쪽 발목을 왼쪽 무릎 위로 올린다. 상체를 천천히 앞으로 숙여 4초간 유지한다. 이후 발을 바꿔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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