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로 돌아오는 '국회의원 장관 4인방' 성적표

김광호 / 2019-03-26 11:39:26
행안 김부겸·국토 김현미, 소기의 성과…한계도 드러내
해수 김영춘·문체 도종환, '체급' 늘려 정치적 입지 커져
차기 총선 역할론 부상…지역별로 중책 맡게 될 듯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에 따라 '국회의원 장관 4인방'이 여의도로 복귀하게 됐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들이다.

 

아직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낙마자가 생기면 더 장관직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들의 국회 복귀는 기정사실화됐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초기 국무위원을 지내면서 안정된 국정운영에 힘을 보탰고, 이러한 국정 경험 덕분에 정치적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그러나 역대 의원 겸직 장관들 중 오히려 자신의 경력과 이미지를 깎아먹는 경우도 있어, 이들의 손익계산서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 왼쪽부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뉴시스]


김부겸, '유연한 대처' 호평…김현미, '집값 잡기' 성과


약 1년 10개월동안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을 이끌었던 '정치인 장관 4인방'은 대체로 무난하게 장관직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22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조정실이 보고한 지난해 부처별 업무평가 결과에서도 네 장관이 소속된 부처는 모두 중간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고,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보통'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7년 정부업무 기관평가에서도 국토부는 '우수' 평가를 받았으며, 행안부와 문체부, 해수부는 '보통' 평가를 받았다. 이른바 '장관 살생부'로 불리는 부처별 업무평가에서 성과를 어느 정도 인정받은 것이다.
 

다만 세부적으로 각 장관의 공과를 들여다보면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관료나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 출신의 장점을 살려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국정 운영 초보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4인방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중 1인인 김부겸 장관이다. 김 장관은 지난 2017년 11월 포항 지진 당시 여론을 정책결정에 적극 반영해 '수능 연기'를 이끌어내면서 정치인 출신다운 유연한 대처능력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실무에서도 전문가와 관료를 존중하며 정치인 경험을 살려 문제를 최종 조율하는 역할을 비교적 잘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기 중에 여러 안전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여론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2017년 말 제천 스포츠센터와 2018년 초 밀양 노인병원에서 화재가 일어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고, 2018년 하반기에 강릉선 고속철도(KTX) 탈선, 서울 아현동 KT 전산망 화재 등 사회기반시설(SOC) 관련 사고가 잇달아 터지면서 행안부의 안전관리 대책에 문제가 있지 않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한 지방분권과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장기현안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미 장관은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치솟던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일단 붙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부동산대책들은 실제로 집값 하락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하면서 한동안 역효과 논란이 있었지만 지난해 5월을 기준으로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하락세(-0.19%)로 돌아섰다.
 

초고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부세율을 최대 3.2%로 책정한 2018년 9·13 부동산대책 이후로 주택 거래량이 둔화되고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 또한 김 장관의 소신과 노력이 빚어낸 성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부동산 거래의 거품을 결정적으로 빼줄 공시가격 현실화가 아직 미완의 과제라는 점이다. 여기에 연이은 BMW 화재 사고와 KTX 탈선사고, 택시-카풀업계 갈등 등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11회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차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뉴시스]


김영춘, '기초체력' 강화…도종환, 평창올림픽 성황

 

김영춘 장관의 경우 박근혜 정부 당시 세월호 사건으로 여러 위기를 맞았던 해수부를 재정비했다. 취임 후 해양수산 전 분야에 걸친 체질 강화와 '해양수산 혁신'을 추진하면서 어수선했던 해수부의 기초체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낙후된 어촌과 어항을 재창조하는 '어촌뉴딜 300' 사업의 초석을 다진 점은 성과로 지목된다. '해운사업 재건'을 비롯해 중장기 계획인 '수산혁신 2030비전'과 단기적 실천과제인 '4개년 계획' 등도 마련했으며, 선박 신규 발주와 해운물류기업 재편, 해양모태펀드 신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설립, 서해 평화수역 사전 준비 등에 힘써왔다.
 

도종환 장관은 취임 초기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여파로 초토화된 부서를 추스르는 동시에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다독이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애썼다. 또 평창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을 성황리에 마쳐 문화체육 분야의 리더십과 운용능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듣는다. 아울러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예술인과 체육인 교류를 확대해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
 

이들은 대구·경북(김부겸)과 부산·울산·경남(김영춘) 지역의 대표 정치인이거나 친문 핵심(도종환) 인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당내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김현미·김영춘 장관은 오는 5월 원내대표 선거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정 경험을 통해 '체급'을 키운 네 장관이 더 탄탄해진 당내 입지를 바탕으로 내년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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