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교체, 의총 추인과 비대위·선관위 의결…11일 전국위
金측 "전국민 대상" 韓측 "당원+역선택방지"…협상 결렬
金 "후보 지위는 명확"…법적 대응시 '기호2번' 없을 수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 작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시간은 내편"이라며 버티기로 일관하던 김 후보에게 법원이 9일 불리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초읽기에 몰렸던 당 지도부는 단일화 주도권을 쥐게 됐다. 후보 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권성수 부장판사)는 이날 김 후보가 당을 상대로 낸 대통령 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과 김 후보 지지자들이 낸 전당대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후보 교체를 위한 절차에 영향을 미칠 걸림돌을 사실상 치운 것이다. "당 지도부 입장을 거의 받아들인 결정", "김 후보 패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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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오른쪽 아래)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을 비판하고 떠나는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
김 후보와 친윤계 투톱인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는 그간 지도부의 전대 개최 시도가 당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당 지도부는 김, 한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국위원회를 8일 또는 9일, 전대를 10일 또는 11일 소집한다는 공고했다. 김 후보 측은 '후보 교체를 위한 전대 소집'이라며 전국위·전대 개최 금지,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런데 김 후보 측 기대와 다른 법원 판결이 나온 것이다.
국민의힘은 1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명간 비대위와 경선관리위를 열고 후보교체의 건을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전날과 이날 김, 한 후보 선호도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50%)와 당원 투표(50%)를 진행, 사실상 단일화를 위한 절차를 밟았다. 조사 결과 한 후보 득표율이 높으면 이를 근거로 당이 후보교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이 한 후보로 교체를 결정할 경우 주말 사이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교체에 대한 찬반 투표를 부치는 방안도 논의된다. 전대를 거쳐 선출된 김 후보를 교체하는 만큼 당원 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최대 변수는 김 후보 측이 후보 교체에 대한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김 후보는 법적 대응에 나서면 정당한 전대를 통해 당선된 후보인 만큼 후보교체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하고 있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단일화 조사를 '공표 불가'로 통보했다.
김 후보 캠프는 논평을 통해 "공표 못 하는 여론조사는 정당성이 없다"며 "형식적인 투명성이나 실체적인 정당성에서 근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 측은 "법원 결정문에서 명백히 김문수를 후보로 인정했다"며 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 후보 측은 "차분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 후보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중요한 것은 대선 승리"라며 "나머지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만약 당이 한 후보로 대선후보를 교체하고 법원이 김 후보의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한 후보의 선거운동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도 11일이 지나 김 후보의 후보 등록도 어렵게 된다. 6·3 대선에서 '기호 2번' 후보가 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앞서 나경원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없는 선거를 치러야 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상정해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저녁 의원총회를 속개해 향후 진로 등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단일화 조사 결과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의원 15명이 발언했고 총의를 모았다"고 서지영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단일화 협상이 진행중이라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의총에서 후보 교체가 추인되면 비대위와 선관위를 통해 안건을 신속히 의결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11일 전국위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처분은 기각됐지만 본안에서 질 수 있다'는 지적에 의총과 비대위, 선관위를 연이어 열어 기존 후보 당선을 무효화하고 전당원 투표, 전국위 의결을 거쳐 후보를 재선출하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 한 후보 측은 이날 밤 8시30분 3차 단일화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양측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 후보 측은 지지 정당과 관계없는 일반 여론조사를, 한 후보 측은 국민의힘 경선 방식인 당원 50%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 여론조사 50%를 각각 주장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하는데 지지 정당을 묻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 측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는 단일화 방법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역선택 방지조항'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원 조사도 요구했다. 양측은 밤 10시 30분 단일화 협상을 다시 하기로 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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