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못한 가족…재판·장외 여론전으로 혼탁
지배구조 흔들, 기업 이미지에도 부정적
재계가 오너 일가의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너 가족의 분쟁 결과가 회사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을 비롯, LG그룹과 효성그룹, 아워홈, 롯데그룹 등 대기업들이 오너 일가의 가족 분쟁에 휘말려 있다. 오너 가족들은 날서게 대립하며 재판과 장외 여론전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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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가 오너 일가들의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픽사베이] |
SK는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 소송으로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달 30일 항소심 재판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개입을 판결하면서 SK그룹은 기업의 근간부터 부정당하는 모양새다. SK그룹 자체가 '검은 돈'으로 성장했다는 오명을 받으며 도덕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조3808억 원에 달하는 재산분할 판결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매각이나 주식 담보 대출 가능성으로 연결되며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SK 주가는 지난달 3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고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혼 소송 1심은 최 회장이 승리했지만 2심은 노 관장이 압승했다.
최 회장이 대법원 상고 입장을 밝히면서 둘의 싸움은 3심으로 이어진다. 최 회장이 이날 SK그룹 구성원들에게 사과하며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한 만큼 노 관장과의 대결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시스] |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 세 모녀가 제기한 '상속회복청구소송'으로 골치 아프다.
2018년 별세한 구 선대회장의 유산 상속 절차가 문제다. 적법성과 정당성 논쟁이 팽팽하다. LG그룹 경영권도 걸려있다.
구 선대회장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총 2조원 규모의 유산을 남겼다. 구 회장이 8.76%의 지분을, 김 여사와 두 딸은 LG 주식 일부(구연경 2.01%, 구연수 0.51%)와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세 모녀는 고인의 유지가 담긴 메모만이 존재할 뿐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문제 삼으며 1.5:1:1로 재산을 다시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구 회장의 LG 지분율은 15.95%, 세 모녀 지분율은 7.66%다. LG 지분이 재분배되면 구 회장 지분율은 9.7%로 줄고 세 모녀 합산 지분율은 14.09%(김영식 7.95%, 구연경 3.42%, 구연수 2.72%)로 늘어난다.
지난달 22일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합의11부(구광현 부장판사)가 진행한 변론준비기일에서는 증거채택을 두고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음 공판일은 다음달 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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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워홈 전경.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왼쪽), 구본성 전 부회장. [KPI뉴스 자료 사진] |
범 LG가인 아워홈은 가족 분쟁이 오래됐다.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과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 언니 구미현 씨가 경영권을 두고 무려 7년간 다퉜다.
남매전쟁은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구미현 씨가 최근 배당금 축소 결정에 반발하며 구 전 부회장과 손 잡았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은 이날로 임기가 종료돼 아워홈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회사 경영은 예측불허 상황으로 내몰렸다. 주요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졌고 회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더해져 구성원들의 혼란도 가중되는 양상이다.
재계는 구 부회장이 2021년 의결권을 함께 행사하기로 합의한 세 자매 협약을 근거로 남매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롯데는 미완의 형제 갈등으로 고민
효성과 롯데는 형제간의 갈등이 아직 미완이다. 효성은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갈등이 봉합되지 못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태다.
효성의 분쟁은 조 전 부사장이 2014년 7월 조 회장과 주요 임직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했다. 2017년에는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을 강요미수 혐의로 고소하며 형제 갈등은 격화됐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보유 지분이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세 아들에게 상속되며 갈등은 마무리 수순이지만 끝나지는 않았다.
조 명예회장은 주식을 물려주며 화합을 당부했으나 삼형제는 화해하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이 상속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않으면서 지분 상속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에겐 신 전 부회장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여전히 예측불허 변수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무려 9번이나 고배를 마셨지만 그는 매년 자신의 이사직 복귀안과 신 회장의 해임안을 주총에 제출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분쟁은 기업의 도덕적 흠결로 인식되고 경영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조속히 해결되는 게 해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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