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日조치 '위험한 선례'…美상무장관도 공감"

오다인 / 2019-07-29 17:47:29
유명희 본부장, 29일 미국 출장 결과 관련 브리핑
"미국 업계에도 부정적 영향 우려 확산…적극 입장 표명"
'WTO 파견' 김승호 산업부 실장 "日,눈 뜨고 귀 열어야"
▲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가 27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 수출규제는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를 문제 해결의 도구로 이용한 매우 위험한 선례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주 미국에서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나 이렇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23일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 의회, 업계, 전문가 등 20여명을 만나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조치는 한일 양국을 넘어서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미국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반도체 가격은 20% 이상 급등했다.


유 본부장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형성된 국제 무역질서를 흔들고 동아시아 역내 안보를 위한 한미일 공조를 약화할 수 있음을 부각해 설명했다"며 "아울러 한국의 수출통제제도와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도 없으며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이번 조치가 미국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공감했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유 본부장은 전했다.


유 본부장은 "미 의회 인사와 싱크탱크 및 각계 전문가들도 일본의 조치가 미국 경제는 물론 한미일 3각 협력 등 안보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공감하고 목소리를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 업계는 보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놓았다. 유 본부장은 "그간 미국 업계는 일본 조치의 영향에 대해 침묵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만나보니 '일본 측의 조치로 인한 영향을 체감하기 시작했다'면서 직접 서한을 주고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서한에는 전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반도체산업협회, 정비기술산업협의회 등 반도체·정보기술(IT) 관련 업계는 물론 컴퓨터기술산업협회, 소비자기술협회, 전미제조업협회와 같은 제조업계까지 참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일방적인 수출통제정책의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업계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유 본부장은 "미 정부와 의회, 업계, 싱크탱크 등 전문가 집단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무역질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한 후 귀국한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일본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했다.


김 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에 "눈을 뜨고 귀를 열라"고 충고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성 대신(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한국이 WTO에서 막무가내식으로 행동했다는 뉘앙스로 글을 쓴 데 대한 반격이다.


김 실장은 "(일본) 대사관에 언론을 모니터하는 직원은 세코 대신에게 가감 없이 전달해달라"며 "대신쯤 되면 귀국(일본)이 취한 조치가 어떤 혼란을 일으켰는지 눈으로 보고 거기에 대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금 대신은 일본이 저지른 조치가 어떤 평지풍파와 파장을 일으켰는지 못 보고 있다. 눈을 감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 내에서도 큰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세코 대신은 그것을 못 듣고 있다. 귀를 여세요"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실장은 한국 정부의 필사적 노력에도 오는 8월 2일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우방국 명단)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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