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공직자 배우자 법령 보완 필요"…'김건희 특검법' 소위 통과

박지은 / 2024-09-09 17:46:25
李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 곧 범죄는 아닌 점 고민했다"
野, 법사위 소위서 김건희 특검법 단독 의결…與 퇴장
대통령실 "재발의 김여사 특검법 논란조항 더 많아"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할 것을 권고한 검찰수사심의위(수사심의위)의 지난 6일 결정에 대해 수용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있으나 불기피한 불기소'라는 인식이 드러나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 개정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날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을 단독 처리했다. 대통령실은 강력 반발해 '강대강' 대치가 심화하는 형국이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지난 6일 친교 일정으로 케이팝 (K-POP) 엔터테인먼트사를 방문해 일본 데뷔 준비팀의 안무 연습을 관람한 뒤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대통령께서도 언론을 통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명하지 못한 처신, 부적절한 처신,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결론만이 아니라 외부 민간 전문가들의 숙의를 거쳐야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에 대해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수사심의위 결론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내 결론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과정과 절차를 모두 없애야 한다고 한다면 법치주의나 수사 진행과 사건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미리 정해진 절차는 의미가 없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에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법령을 정확하게 보완·정비해 입법을 충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행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처벌할 조항이 없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건희 특검법은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대상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주식 저가 매수 의혹, 인사개입·공천개입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김 여사를 두고 제기된 의혹 여덟 가지가 포함됐다.

 

소위원장이자 법사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단순한 주가 조작인 줄 알았더니 이제 국정농단에 가까운 의혹들이 계속 터지고 있다"며 "특검법 범위에 이같은 의혹들을 모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전 김건희 특검법에 기재된 수사 대상의 부당성, 모호성, 추상성 등을 따지며 추가 논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서자 반발하며 퇴장했다.

민주당 등 야 5당이 공동 발의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특검법)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지난번에 폐기됐던 법안을 또 올리는 것인데 더 악화된 법안"이라고 혹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전에 폐기된 법안보다 더 많은 논란 조항을 붙여 재발의한 것으로 국민도 이제 지쳤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월 초에 해당 특검법에 대해 여야가 법안을 합의 처리 해오던 헌법 관례를 무시한 점, 도이치모터스 건과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 한 사건을 이중으로 조사해 관련자 인권 침해가 된 점 등을 밝힌 바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민생이 어렵다면서 국민 삶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대통령과 영부인 흠집 내기에 몰두한 제1당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에 대한 이 총장이 '현명치 못한 처신과 형사 처벌은 다른 차원'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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