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되면서 환절기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독감과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확산하는 가운데 예방접종 전후로 면역력 관리의 중요성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월 첫째 주(8월 30일~9월 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는 25.3명을 기록했다. 독감 유행 기준인 12.9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8월 말 13.3명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의심환자가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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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삼 연구 사진 |
코로나19 역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호흡기 감염병 의심환자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16.3%로 나타났으며,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93명으로 4주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독감 확산세를 고려해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할 예정이다. 지난해 유행주의보가 10월 17일 내려졌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한 달가량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독감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국가예방접종은 9월 21일부터 연령별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예방접종과 함께 손 씻기,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 등 일상적인 건강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면역체계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와 세균 등 병원체에 대응하는 인체의 방어 시스템이다. T세포와 B세포, 자연살해세포(NK세포), 대식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가 관여한다.
기온 변화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신체가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만큼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이나 고령층 등 감염병에 취약한 계층은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예방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홍삼의 면역 관련 기능성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홍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력 증진을 비롯해 피로 개선, 혈행 개선, 항산화, 기억력 개선, 갱년기 여성 건강,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홍삼과 감염병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연구가 세포나 동물실험을 기반으로 한 만큼 사람에게서 독감 예방이나 치료 효과가 확정됐다고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동권 교수팀은 홍삼이 대식세포의 세균 제거 작용을 높이고 염증 반응을 낮춰 폐렴구균 백신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에 홍삼을 일정 기간 투여한 뒤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고 감염시키는 방식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홍삼과 백신을 함께 적용한 실험군에서 백신만 투여한 그룹보다 항체 생성률이 약 25% 높게 나타났다.
폐렴구균 감염 이후의 생존율을 비교한 실험에서도 차이가 관찰됐다. 홍삼을 투여한 실험군은 관찰 기간 동안 모두 생존한 반면,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의 생존율은 50%로 나타났다. 홍삼 투여군에서는 TNF-α와 IL-1β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폐렴구균 수치도 감소했다.
이 교수팀은 홍삼이 NK세포와 T세포, B세포 등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에 관여하는 여러 면역세포의 작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홍삼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도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팀은 지난해 홍삼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특정 면역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골수에서 분리한 대식세포에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홍삼을 처리했다. 그 결과 홍삼을 처리하지 않은 세포와 비교해 감염된 세포의 사멸이 증가했고 바이러스 단백질의 발현도 감소했다.
연구에서는 ZBP1이라는 단백질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ZBP1이 존재하는 세포에서는 홍삼 처리에 따른 효과가 나타났지만, 해당 단백질이 결핍된 세포에서는 같은 현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동물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정상 생쥐에 홍삼을 일정 기간 투여한 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폐 조직 손상과 염증 반응이 감소하고 생존율이 높아졌다. 반면 ZBP1이 결핍된 생쥐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홍삼이 ZBP1을 중심으로 한 세포 사멸 경로에 영향을 주면서 감염 세포 제거 과정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백신과 홍삼을 함께 활용했을 때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도 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학교 의대 면역학과 강상무 교수팀은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실험쥐를 대상으로 백신과 홍삼 투여 여부에 따른 생존율을 비교했다.
실험 결과 백신과 홍삼을 함께 투여한 그룹의 생존율은 100%였으며, 백신만 접종한 그룹은 60%,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 그룹은 40%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홍삼이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 상피세포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고 감염 과정에서 나타나는 염증 반응을 낮출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독감 유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된 만큼 예방접종을 비롯한 기본적인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와 고령층 등 감염 취약계층은 국가예방접종 일정을 확인하고 적기에 접종할 필요가 있다.
홍삼 역시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범위 내에서 면역력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홍삼 섭취가 독감이나 코로나19를 직접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예방접종을 보완하는 건강관리 방법 가운데 하나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시기인 만큼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개인위생 관리 등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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