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대출이 집값거품·가계부채 키워…전세대출 DSR 적용해야"
지난 5년간 시중에 신규 공급된 전제자금대출이 총 28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도한 대출은 전셋값 및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거론된다. 서민의 주거비 부담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전세대출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의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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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부터 2023년(1~10월) 주택유형별, 연령대별 전세대출 공급액 현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감독원] |
2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2023년(1~9월) 공급된 전세자금대출은 총 286조6000억 원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120조2000억 원(42%), 경기 87조7000억 원(31%), 인천 18조4000억 원(6%) 등 수도권에 전체 전세대출 공급액의 79%(226조3000억 원)가 집중됐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가 178조5000억 원으로 62%를 차지했다. 이어 다세대·다가구 18%(52조2000억 원), 오피스텔 9%(25조5000억 원), 연립·단독 4%(11조2000억 원)이었다.
전반적으로 '서울지역'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대출 공급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서울 소재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비싼 데다 거래도 활발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대별로는 '2030 세대'의 비중이 전체의 65%에 달할 만큼 절대적으로 높았다. 전세대출 공급액에서 40대의 비중은 22%였고, 50대과 60대는 각각 10%, 3%였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은 "사회 경험도 가장 적고 부동산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20~30대가 과반이 넘는다"며 "이런 현상은 최근 문제가 된 전세사기 피해자 상당수가 20~30대로 나타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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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정부별 주택매매가격(파란색 선)·전세가격(빨간색 선) 및 전세대출 잔액 현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전세대출은 지난 2008년 도입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왔다. 은행 전세대출 잔액은 2008년 3000억 원에서 2012년 6조4000억 원, 2016년 36조 원, 2021년에는 162조 원 등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기준 161조4000억 원이다.
전제대출이 빠르게 증가한 데는 '공적보증' 문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진 영향이 컸다. 공적보증이란 개인이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금공)이 보증을 서 주는 제도다. 공공기관이 보증해주기 때문에 개인이 훨씬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당초 최대 6000만 원까지 제공해 주던 주금공의 보증한도는 2010년 1억5000만 원, 2013년 2억 원으로 오른 뒤 2022년에는 4억 원으로 올랐다. 2014년에 전세가 6억 이하였던 임차보증금 요건도 2018년에는 5억 원, 2019년에는 7억 원으로 상향했다.
이처럼 빠르게 증가한 전세자금대출이 유동성을 통해 전세가격을 밀어 올리고, 높아진 전세가격이 다시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면서 '거품'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된 공적보증이 주거부담을 오히려 높인 셈이다.
| ▲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감정평가사)이 20일 서울 종로구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충현 기자] |
우리경제 '뇌관'인 가계부채를 키우는 데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전세자금대출 잔액(161조4000억 원)은 가계부채 총액(1862조8000억 원)의 15.4%에 해당한다.
이를 의식한 금융위원회가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전세자금대출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일부 규제를 도입하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대통령실 반대로 중단됐다.
경실련은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DSR 규제를 계획대로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감정평가사)은 "차주의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전세대출에 DSR 적용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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