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으로 증시부터 살려야 내수도 회복 가능"
아직 내수 회복이 미약한데 그간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까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대형 악재로 작용해 내년이 더 우울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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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101.7) 대비 1.0포인트 낮아졌다. CCSI는 100 이상이면 소비자 기대심리가 장기평균 대비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 이하는 그 반대다.
아직은 지수가 100 이상이나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특히 향후경기전망지수가 74에 불과해 전월보다 7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11월(7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2022년 7월(-19)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면서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수출이 둔화하고 경기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 체력은 꽤 약화된 상태다. 내수는 조금 살아나는 듯 하다가 다시 부진에 빠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9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2.2% 줄었다. 소매판매는 8월 1.7% 늘었다가 한 달만에 반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너무 높은 게 문제"라며 한은과 금융당국 모두 실기했다고 꼬집었다. 한은은 금리인하가 늦었고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을 억제하려고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도록 유도해 가계의 부담을 증가시켰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대 후반에서 5%대 중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대 후반에서 5%대 후반이 대부분"이라며 "한은 금리인하를 차주들이 체감하긴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금리가 높으니 이자부담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다. 소비가 부진하니 내수가 침체된다. 특히 자영업 부진이 심각해 소위 서울 시내 명당 자리도 공실이 적잖다.
서울 명동에서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경영하는 A 씨는 "경기가 끔직한 수준"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간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도 세부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20일 기간 중 수출은 총 356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8% 늘었다. 수출은 지난 10월까지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11월까지 14개월 연속 증가가 유력하다.
그러나 수출 증가율은 7월(13.9%) 이후 하락세다. 8월 11.2%, 9월 7.5%, 10월 4.6% 등 매달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가 더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은 양방향에서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상품에 10~20%의 기본 관세를, 중국산에는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했다. 앤드루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한국, 대만, 베트남 등을 고관세 정책 주요 피해국으로 꼽았다.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이 높고 주로 중간재를 수출하기에 중국산 상품에 가해지는 60% 관세 영향은 크다. JP모건은 "고관세로 인한 내년 중국 경기 둔화가 한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내수를 살리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트럼프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우려가 높아 금리 인하도 쉽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사이클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내리기 힘들다"고 관측했다.
여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HSBC와 노무라는 1.9%로, 바클레이스와 씨티은행은 1.8%로 전망했다. JP모건은 1.7%를 제시했다. 씨티은행은 한은이 오는 28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2.0% 수준으로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국 경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상법 개정, 상속세 완화 등을 통해 증권시장부터 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증시 활성화로 국민들의 자산 가치를 상승시키고 기업 자금조달이 용이해지면 그만큼 내수도 회복될 거란 분석이다.
강 대표는 "특히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다른 소득과 합해 최대 49.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자연히 대주주일수록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두려워 고배당을 꺼려하는 경향을 띤다. 강 대표는 "배당소득이 분리과세돼야 대주주들이 배당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는 기업가치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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