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추경·금리인하 등 내수가 성장률 견인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관세 정책을 견지하면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부진한 건설업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사실상 믿을 건 소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추가경정예산 등 덕에 소비가 개선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는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5(2020년=100)로 전월 대비 1.1% 줄었다. 4월(-0.8%)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이자 지난 1월(-1.6%) 이후 올해 최대 감소폭이다.
설비투자는 4.7% 급감해 4월(-0.4%)보다 감소폭이 훨씬 더 커졌다. 3개월 연속 마이너스성장했다. 건설투자는 3.9% 줄어 역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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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
민간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보합을 나타내 3, 4월 계속되던 마이너스 행진은 멈췄다. 지난달 13조8000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이 집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월 한국 경제는 그나마 소비가 선전하면서 생산·소비·투자가 전부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만은 면했다.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던 4월보다는 나아진 듯하나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 점이 암담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다른 제조업체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들 신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 미국이 관세의 벽을 쌓으니 부정적 파급력이 다른 나라로도 번지면서 글로벌 경기침체를 야기하고 있다. 수출이 주력인 우리 경제에는 큰 타격이다.
5월에도 자동차(-2.0%), 금속가공(-6.9%) 등 제조업 부진이 산업생산 감소를 불렀다.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니 기업이 투자를 꺼리면서 설비투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경제가 어려운데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이 지나면 대상 국가에 서한을 보낼 것"이라며 "그것이 무역협상의 끝"이라고 강조했다.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며 추가 협상도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국가 무역 대표들을 따로 만날 필요도 없다"며 미국이 자체적으로 분석한 무역 불균형 이유에 따라 최대 50%의 상호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건설업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 관계자는 "다주택자 규제가 여전히 극심하니 '똘똘한 한 채 불패신화'도 견고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건설경기가 살아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다주택자 규제가 너무 강하니 돈을 가진 사람들이 비인기지역 주택을 여러 채 사기보다 인기지역 아파트 한 채만을 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연히 수도권 요지에 소위 '불장'이 펼쳐질 때도 지방 집값은 부진하다. 집값이 오르질 않으니 미분양이 넘쳐 건설사 일감도 줄어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 주택경기가 지금처럼 죽은 상태에서는 건설경기도 나아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 경제에서 믿을 건 소비밖에 남지 않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예상하면서 "순수출 기여도는 '제로(0)'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올해는 소비가 경제를 견인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나마 13조 1차 추경에 이어 30조5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 집행이 임박해 소비는 기대할 만한 부분이 있다. 최창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 과장은 "공공행정이나 건설업, 제조업·서비스업 등 분야에서 시차를 두고 1차 추경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소비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1.2%로 내다봤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대규모 추경,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증시 상승 등으로 소비가 살아나 경제성장률을 1%대 초반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국내 증권시장 시가총액이 상반기에만 약 500조 원 급증했다"며 "부의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부의효과는 자산 가격 상승이 소비를 진작시키는 현상을 뜻한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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