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마용성 등 '똘똘한 한 채'가 집값 상승 주도"
"규제의 역설…집값 잡으려면 다주택자 규제 대거 풀어야"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가파른 집값 상승이 주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똘똘한 한 채' 불패 신화를 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1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9조8945억 원으로 전월 말(748조812억 원) 대비 1조8133억 원 늘었다. 불과 열흘 만에 2조 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6월 증가폭은 5월 수준(4조9964억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2월 3조931억 원에서 3월 1조7992억 원으로 축소됐으나 4월부터 다시 확대돼 5월까지 두달 연속 4조 원대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실행이 주로 월말에 몰리는 점을 감안할 때 6월 증가폭은 5조 원을 넘을 게 확실시된다"며 "6조 원에 근접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6월 들어 지난 11일까지 주담대 증가폭이 1조3312억 원에 달해 전체의 73.4%를 차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새 집값이 빠르게 뛰면서 주택 매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인 듯하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6% 올랐다. 지난해 8월 넷째 주(0.26%) 이후 40주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지난달 첫째 주(0.08%) 이후 매주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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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
집값 상승세 배경으로는 △과거 더불어민주당 집권 시마다 집값이 폭등했던 기억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 기대감 △금리 하락 전망 △똘똘한 한 채 불패 신화 등이 꼽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부터 시장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며 민주당 집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대규모 추경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로 풀린 유동성은 최종적으로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은행 예대금리차를 언급했으니 향후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춰 대출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한은 추가 인하 전에도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그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똘똘한 한 채 불패 신화로 인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인기 지역 오름세가 가파르다. 6월 둘째 주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71% 급등했다. 강남구는 0.51%, 서초구는 0.45%, 성동구는 0.47%, 마포구는 0.45%, 용산구는 0.43%씩 뛰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집값 상승세가 무섭다"며 "강남권뿐 아니라 다른 수도권 요지로도 상승 파도가 번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집값을 잡으려면 우선 똘똘한 한 채 불패 신화부터 깨야 한다"며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 규제가 너무 강하니 돈을 가진 사람들이 비인기지역 주택을 여러 채 사기보다 인기지역 아파트 한 채만 노려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소장도 같은 의견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제에서 주택 수에 따른 징벌적 과세를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가 10억 원 주택 두 채를 가진 사람과 20억 원 주택 한 채를 가진 사람이 내는 세금은 똑같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인만 소장은 "동시에 양도세율을 한시적으로라도 대폭 인하하면 주택 매물이 늘어나 집값 오름세를 진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기존처럼 규제지역 확대, 대출규제 등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제경 소장은 "민주당 지지층은 양도세율 인하 등 다주택자 규제 완화를 싫어한다"며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지 못할 거라 보기에 집값이 계속 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인만 소장도 "현 정부는 지지층 눈치를 봐야 하니 집값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대책을 쓰기 어렵다"며 "늪에 빠진 격"이라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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