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메신저 공격해 메시지 오염 전략… 한동수 만난 것 잘해"
"檢, 2021년 대검 조사 분명히 있는데도 '자료 없다' 주장 황당"
"孫 악착같이 승진시킨 尹정부·檢 이번 판결 당혹스러울 것"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범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서 법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손을 들어줬다. 공수처가 2022년 5월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차장·검사장)를 불구속 기소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는 31일 손 검사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등 일부 혐의를 유죄라고 보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손 검사를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이번 1심 판결은 여러모로 눈길을 끈다. 우선 검찰권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공수처가 1호 기소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현직 검사장이 실형 선고를 받았다는 점도 유의미하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말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처리된 손 검사 탄핵소추에 대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조성은씨 공익제보로 드러났다. 조씨는 이날과 전날 UPI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손 검사 유죄 판결은 검찰이 총선 개입을 했다는 방증"이라며 "검찰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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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발사주' 의혹 공익제보자 조성은 씨가 지난 30일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그간 심정을 밝히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조씨는 지난 2년여 시간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듯 인터뷰 중 눈을 감고 잠깐씩 생각에 잠겼다. 그는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뒤 지난 2년 5개월 동안 공익제보자로서 엄청난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
그는 "'내가 이런다고 세상이 달라질까. 이렇게 매달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주위 환경 탓에 약해질 때마다 그의 마음을 다잡게 한 것은 '진실규명'이었다.
조씨는 2021년 9월 3일 당시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찾아간 것을 사건 처리에 있어 가장 잘한 일로 꼽는다.
당시 그는 '메신저를 공격해 메시지를 오염시킨다'는 검찰 전략을 알아차렸다. 그랬기에 사건 초기부터 정식 절차를 밟았다. 자료가 담긴 USB부터 자신의 스마트폰까지 자료 일체를 검찰에 제출해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손 검사가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고발장에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 당시 여권 인사와 언론사 관계자 7명 등이 피고발인으로 기재돼 있었다.
조씨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고발사주가 아니라 윤석열 검찰의 총선 개입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후 윤석열 정부가 악착같이 손 검사를 승진시킨 것도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는 물론 검찰도 이번 판결이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손 검사는 2023년 9월 4일 인사에서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이날 1심 재판부는 손 검사가 고발장 작성·검토를 비롯해 고발장 내용의 바탕이 된 수사 정보 생성·수집에 관여했다고 인정할 수 있고 고발이 이뤄지도록 할 동기도 있었다고 보면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판단했다. 일각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씨는 "이미 검찰의 선거·정치중립의무 위반은 고발장 작성·정당에 전달한 것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기에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공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검찰의 증거 인멸을 똑똑히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소 피의자의 증거 인멸 행위에 대해 엄벌하는 검찰이 정작 제식구가 하는 비위 행위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분노했다. 또 "공판에서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 연구관인 임홍석 검사가 자신이 증거를 인멸하는 영상이 틀어졌는데도 끝까지 진술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책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2022년 9월 30일 참고인 진술조서 및 당시 영상녹화 원본과 진술서를 대검 감찰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을 때 겪었던 일도 황당하다"고 전했다. 당시 대검은 조씨와 한동수 전 부장이 2021년 9월 3일 4시간가량 진행했던 조사 내용에 대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부존재' 통보를 내렸다. 조씨는 "문서 번호로 존재하는 걸 왜 부존재 처리하냐, 증거 인멸했냐고 다그치며 다시 요청하니 대검 심의위원회를 열어 부분 공개로 보내주더라"고 소개했다.
| ▲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조씨는 "손 검사가 '김웅 의원과 공모해 고발사주한 적 없음이 분명하다'고 한 최후 진술에 대해서 스스로 증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 반면 그(손 검사)는 여태 휴대폰 비밀번호도 제공하지 않을 뿐더러 재판에서 관련 진술도 모두 거부했다"고 손 검사 행동을 비판했다.
이날 1심 판결 직후 손 검사 측은 "사실관계와 법리 등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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