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해외공관장, ‘非공직’ 출신 외부전문가 대폭 늘었다

김광호 / 2018-11-19 08:30:31
'非공직' 출신 공관장, 朴정부 0명 -> 文정부 13명으로 크게 증가
외시출신은 朴 77% -> 文 63% 감소…'엘리트 순혈주의' 타파 일환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된 외교부 해외 공관장에 외무고시 출신 비율이 줄어든 반면, ‘비(非) 공직자’ 출신 외부 전문가들이 대거 등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외교가에 만연한 ‘엘리트 순혈주의’를 타파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 2017년도 재외공관장회의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사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8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외교부는 지나치게 외무고시 중심적으로 폐쇄적인 구조로 돼 있다"며 외교부 내 순혈주의를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는 순도로 따지면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렇게 훌륭한 엘리트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도 우리의 외교 역량이 나라의 국력과 국가적 위상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부 공무원들이 개혁의 주체가 돼 외교부를 바꿔나가 달라"고 당부하며 "국가적으로 뒷받침해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 직속 ‘외교부 혁신TF’를 출범시키는 등 조직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외교관 중심의 공관장 인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특임 공관장 비율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현재까지 특임공관장 비율을 18%(전체 164개 공관장 중 29명)까지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공직자 출신이 아닌 외부 전문가들을 해외 공관장에 배치하고, 외시출신 인사를 대폭 줄인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해외 공관장, 언론인·학자·정치인·NGO·ILO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발탁

지난 2015년 1월부터 최근까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외교부 해외 공관장 인사 현황과 이력서 자료를 입수해 전수조사한 결과, 박근혜 정부 임기 중후반기(2015년 1월~2017년 4월까지)에 임명된 75명의 공관장 중에는 ‘비공직자’ 출신이 단 한명도 없었던 반면, 문재인 정부(2015년 5월~최근까지)에 선임된 109명의 공관장 가운데 ‘비공직’ 출신 외부 전문가는 13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비율로 환산해 볼 경우, 전체 공관장 중 비공직자 출신이 박근혜 정부(0%)에서 문재인 정부(12%)를 거치면서 10% 이상 급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공관장들의 이력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두 정권의 차이는 더 확연히 드러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은 외시 출신자가 5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외시가 아닌 외교부 입부 11명, 행정고시 출신의 외교부 전입 4명, 육사와 공사 출신 각 1명 등 모두 공직자 출신이었다.

이와 달리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외시(65명)와 행시(6명), 입부(11명), 국정원(4명), 육사(2명), 사법고시(1명) 등 공직자 출신을 제외한 외부 전문가들이 12명이나 임용됐다. 비공직자 출신의 분야도 정치인 5명, 학자 4명, 언론인 2명, 국제기구 1명, NGO(비정부기구) 1명 등으로 다양했다.
 

▲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해외공관장 임명 현황 비교표

 

우선 노영민 주중대사와 우윤근 러시아 대사의 경우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을 지냈고, 정범구 독일대사는 16·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정치인 출신이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최규식 대사는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한국경제신문 베이징특파원 출신의 김영근 총영사도 민주당 대변인과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지내 정계 인사로 분류된다.

언론인 출신으로는 올해 1월에 임명된 이백만 교황청 대사와 4월에 임명된 오태규 일본 오사카 총영사가 있다. 이백만 대사는 한국일보 경제부장과 논설위원, 한국경제TV 보도본부장을 지낸 기자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오태규 총영사는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실장을 하다가 문재인후보 캠프에 들어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 자문위원을 지냈다.

학자 출신으로는 국제경제 분야 전문가인 조윤제 주미대사와 경남대 교수를 지낸 이수훈 주일대사, 일본 전문가인 정미애 일본 나카타 총영사가 선임됐다. 최근에는 학계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해외언론비서관을 지낸 선미라 전 한국인권재단 이사장이 폴란드대사로 기용되었다.

남영숙 노르웨이 대사는 ILO(국제노동기구)와 OECD(국제협력개발기구)에서 오래 근무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역시 여성인 윤현봉 브루나이 대사는 2003년부터 올해 4월까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에서 일한 경력이 눈에 띈다.

외시출신 비율은 77% -> 63%로 감소…출신대학은 ‘서울대↓, 외대↑’ 대비

이와 함께 그동안 외교부 조직 내에서 순혈주의와 엘리트주의를 주도했던 외시 출신 비율을 줄인 것 또한 눈에 띄는 점이다. 지난 정권은 외시출신 비율이 77%(75명 중 58명)에 달했으나, 현 정권에서는 63%(109명 중 69명)로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

이밖에 공관장들의 출신학교를 비교·분석해 본 결과, 서울대 출신 비율이 줄고 한국외대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서울대 출신이 33명으로 전체 공관장의 절반(44%)에 가까웠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38%(41명)로 비율이 감소했다. 반면, 외대 출신 비율은 15%(朴정권 11명)에서 19%(文정권 21명)로 증가해 대비를 이뤘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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