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수요 대응한 전략적 대응
양사 노조는 반발, 고용보장 확약서 요구
한국기업평가 "노사 리스크 검토해 신용도 반영"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의 합병이 성사되면 군함과 친환경 선박 등 특수선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시장 기회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기대감이 고조된다.
다만 합병 과정에서 제기되는 고용 불안 우려 때문에 노사 관계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변수다. 자칫 갈등이 증폭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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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중공업(위)과 HD현대미포 야드 전경. [뉴시스] |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임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오는 12월 초 합병절차를 완료하고 같은 달 15일 신주 상장할 예정이다.
한국기업평가는 "HD현대미포가 보유한 중소형 드라이 도크(dock)는 석유화학 제품 운반선 등 중형 선박 건조에 최적화돼 있어 이와 유사하거나 소형급인 군함 건조 및 유지 보수에도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국군 모든 함종의 건조가 가능하고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수행자격(MRSA)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의 미포 야드 이용이 가능해질 경우 군함 신조(新造) 및 MRO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특수선 부문의 사업 기반이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합병 후 HD현대미포가 보유한 4개 도크 중 2개를 특수선 전용으로 전환 사용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미국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대응하는 측면이 크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펀드 자금 활용에 대해서는 향후 정부와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관련 법안 진행 상황에 따라 공동 건조, 국내 함정 신조, MRO, 조선소 인수를 통한 현지 진출, 공급망 재구축 등 다수 기여 방안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차세대 친환경, 자율운항 선박 등과 관련해선 합병 시너지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대체연료 추진선, 자율운항 시스템 선박,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차세대 선박 건조에도 현대미포 도크 활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는 "미포 도크에서 신기술을 적용한 중소형 선박을 먼저 건조하며 트랙레코드(실적)를 확보하고 이후 이를 기존 HD현대중공업 야드에서 대형화하는 방식으로 양사의 건조, 개발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양사가 보유한 다양한 건조 실적을 통합해 트랙레코드가 중요한 쇄빙선이나 해상풍력단지 개발 관련 선박 등과 같은 특수목적선 시장에서 진입 기회가 확대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합병에는 으레 인력 운영의 효율화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양사 노조는 합병 추진 계획 발표 이전에 전혀 소통이 없었고 사측이 고용 유지 약속의 명문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소속 양사 노조는 지난달 29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구조조정과 중복 사업에 대한 희망퇴직 같은 고용 불안이 야기되거나 노조의 동의 없는 사측의 일방적인 전환 배치에 대해 단호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교섭에서 '고용 보장 확약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구조조정을 할 상황이 아니라면서도 협약서에는 응하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 협상 난항으로 이미 5차례나 부분파업을 벌였고 HD현대미조선과 HD현대삼호 노조 공동으로 파업도 예고한 상황에서 합병이라는 또 하나의 쟁점이 불거진 것이다.
고용 문제는 울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정치권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울산 동구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SNS를 통해 "지난 10년간 글로벌 불황 속에 겪었던 대규모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의 아픔은 아직도 울산에 큰 상처로 남아 있다"면서 "같은 상처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전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도 입장문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이나 전환 배치 등으로 인해 지역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을 겪지 않도록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력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노동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향후 HD현대 그룹 조선사의 경쟁력에 주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산업 구조상 중대재해 사고로 인한 여파, 노사 관계에서의 건조 공정 지연 등 비경상적 공정 병목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이런 리스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생산성을 유지하는 지를 검토해 향후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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