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수주 일감 충분…업계에서도 "큰 타격 없을 것" 시각
GS건설 '법적대응' 예고…영업정지 효력 감경·중단 가능성
정부가 지난해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부실시공과 관련해 GS건설 등 5개 시공사에 영업정지 8개월의 행정처분을 결정했다. 인명사고가 없는 부실공사에 대해 정부가 관련 법령에 따라 내릴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수위의 행정처분이다. 다만, 일선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상 별다른 징계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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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종로구 청진동 GS건설 본사. [뉴시스] |
처분 수위 '예고했던 그대로' 확정…8개월간 신규 입찰·계약 금지
국토교통부는 GS건설, 동부건설, 대보건설, 상하건설, 아세아종합건설 등 총 5개 건설사에 이 같은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처분 수위는 법조계·학계·업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심의와 당사자 청문을 거쳐 확정됐다. 이들 건설사가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중요한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켰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해당 사고는 지난해 4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지하 1층과 2층 주차장 지붕이 저절로 무너져내린 사고다. 사고가 밤 늦게 발생한 덕에 다행히 건설 근로자 등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무너진 부분의 상부가 어린이 물놀이터 예정지점이었기 때문에 만약 완공 후에 일어났다면 아찔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일이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5~7월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알아보니 설계·감리·시공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기둥 윗부분 보강철근(전단보강근)이 설치되지 않았으며, 무너진 구간의 콘크리트 품질이 떨어지거나 공사 과정에서 추가되는 하중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5개 건설사의 기간은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다. 이 중 GS건설은 전날 서울시로부터도 '품질시험 불성실'을 이유로 1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다음달에는 '안전점검 불성실'에 대한 추가 처분 1개월을 더하면 최대 10개월까지 영업정지 기간이 늘 수 있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계약 체결이나 입찰 참여 등 신규 사업과 관련된 영업행위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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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29일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외부. 기둥들만 남고 슬래브(바닥판)가 무너진 형태다. [뉴시스] |
관련법상 가장 무거운 처분 내렸지만…업계에선 "별 문제 없을 것"
8개월 영업정지는 부실시공 사고에 대해 국토부가 관련법령에 따라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행정처분이다. 이보다 무거운 수위의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규정은 '5명 이상 건설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영업정지 1년)밖에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실 시공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한 데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며 언급했다.
다만 정부의 엄격한 태도와 달리 업계 일각에서는 "별로 아프지 않은 회초리"라는 반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년짜리 영업정지라면 한 해 실적이 날아가는 타격이 있겠지만 이 정도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며 "사실상의 영업활동을 11월까지 열심히 진행해 두고, 영업정지 처분이 끝나는 12월에 계약서에 사인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영업정지 처분을 받더라도 기존에 도급계약을 맺었거나 인허가를 받아 착공해 둔 공사는 계속 진행할 수 있다. GS건설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가 33조9000억 원에 달한다. 수 년치 일감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게다가 영업정지는 토목, 건축, 조경에 한정된 조치다. 다른 분야의 사업은 계속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규정된 범위 내에서 공식적인 행위만을 금지할 수밖에 없다"며 "그 외에 여러 기업활성을 실질적인 영업활동으로 볼 여지가 있더라도 법령에 명시되지 않은 것까지 확대해서 금지할 수는 없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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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5월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국토교통부 제공] |
곧장 '법적 대응' 예고한 GS건설…행정처분 흐지부지할 가능성도
향후 법적인 다툼 결과에 따라 처분이 취소되거나 감경이 적용될 수도 있고, 영업정지 적용 시점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 GS건설은 정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행정처분 취소 소송 판결 시까지 영업활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일례로 지난 2021년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부실시공을 사유로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사고 발생 2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 별 차질없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법원에 낸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영업정지 처분은 정지됐고, 행정처분에 취소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견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등 시공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소명을 다했다"며 "이번 처분에는 시공사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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