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베뮤 비극', 포괄임금제 폐지에 힘 실어

유태영 기자 / 2025-11-03 17:00:40
청원24에 '포괄임금제 폐지' 청원 다수
직장인 78% '포괄임금제 폐지' 찬성
대통령 공약…국회엔 금지 법안 여야 발의

런던베이글뮤지엄의 20대 근로자 사망 사건으로 인해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기본급에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각종 법정 수당을 미리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방식이다.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 공짜 노동을 야기하는 제도라고 지적해왔다.

청원24에 '포괄임금제 폐지' 공개청원


▲ 한 청원인이 청원24에 지난달 30일 올린 '포괄임금제 폐지' 공개청원. [유태영 기자]

 

3일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청원24를 보면 포괄임금제 폐지 요구 청원이 지난달 30일 다수 게재됐다.

 

한 청원인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 중 하나였던 '포괄임금제 폐지'를 조속히 입법화하고, 실효성 있는 시행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국회와 정부에 요청한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포괄임금제 금지를 명문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예외직군' 또는 '직무특성상 불가피한 경우'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 △포괄임금제 적용 시 고용노동부 사전승인제 또는 신고제 도입 △노동자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포괄임금 계약이 체결되는 관행에 대한 엄정한 제재 등을 입법화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최근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산업재해와 과로사 역시 포괄임금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와 판단력 감소는 업무 중 실수나 사고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10명 중 8명꼴로 포괄임금제 폐지에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8.1%가 포괄임금제 폐지에 동의한 것이다.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근무자 중 55.7%가 실제로 일한 만큼의 가산임금을 받지 못한다고 답했고, 가산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장인 중 절반에 가까운 43.8%는 원인으로 '포괄임금제 실시'를 꼽았다.

직장갑질119는 "초과근무자 상당수가 연장, 야간, 휴일근로 수당을 미리 기본급에 포함하는 포괄임금제에 묶여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며 "포괄임금제 전면 금지, 사용자 노동시간 기록 의무 부과 같은 강력한 제도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런던베이글뮤지엄 사태'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런베뮤 "정확한 근로시간 측정 불가" 입장 

 

▲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인스타그램 캡처]

 

런베뮤 직원의 유족 측은 직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날에도 약 15시간 동안 식사도 못 한 채 근무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과로사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런베뮤 측은 정확한 근로시간 측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장기간 노동과 공짜 노동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포괄임금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때도 포괄임금제 폐지를 추진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이번 정부에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노사정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출범식에서 "장시간 노동의 원인인 포괄임금 금지, 연차휴가 활성화 등 법·제도적 개선부터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회에도 포괄임금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야권의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7월 포괄임금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포괄임금제를 엄격히 제한하고 근로시간 산정이 객관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했다. 허용하더라도 기본급 없이 모든 수당을 일괄 포함하거나 연차 보상금을 포함한 정액 지급 방식은 금지하도록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주민 의원이 지난해 9월 포괄임금 계약의 금지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업무 시간을 기록하도록 하는 등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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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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