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세 매기니 기업의 근로자 투자 늘어"…ESG 평가 결과 비교

박철응 기자 / 2025-12-26 16:58:40
전홍민 성신여대 교수·안성희 가톨릭대 교수 분석
세액공제 축소 후 ESG 평가 중 '사회적책임' 향상
"사회적 문제 해결 위한 기업 투자 독려 방안 입증"
李 대통령, 당대표 시절 "로봇세로 경제지속성 담보"

로봇세로 간주되는 세금 부담 제도가 시행된 뒤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로봇세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다 인간처럼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내년부터 양산될 것으로 전망돼 관련 업계 변화가 주목된다.

 

▲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부품을 들어 접는 동작을 구현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전홍민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와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최근 기준원의 'ESG 리뷰'를 통해 '2018년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변화가 ESG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자동화 시설 등에 대한 투자 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세액공제율을 각각 5%, 3%에서 3%, 1%로 2%포인트씩 낮췄다. 당시 정부 당국자는 언론을 통해 "초기 단계의 한국형 로봇세"라고 표현했다. 

 

이번 연구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세액공제 축소가 적용되지 않은 중소기업까지 총 2626사를 대상으로 2016~2019년 ESG기준원의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평가 결과를 비교했다. 

 

기업 규모와 세금 정책 변화 시기를 조합한 분석 수치 값이 높을수록 ESG 성과가 향상됐음을 의미하는데, 환경(E)은 –0.005, 지배구조(G)는 -0.023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반면 사회적책임(S)만 0.071로 유의미한 상승 값을 보였다.

 

전·안 교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ESG 중 사회부문(S) 성과에 매진하였음을 나타내며 이는 로봇세 부담으로 인해 자동화에 대한 투자보다는 오히려 근로자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요구에 부응하는 사회적 성과를 어느 정도 수행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의 확대가 실업률 등 사회적 문제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이를 감안해 투자했다는 얘기다. 

 

사회적 책임 성과에 대한 추가 분석에서는 근로자와 협력사 부문에서 각각 1.940, 2.645의 높은 값을 보였다. 소비자 부문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고 지역사회 부문은 낮아졌다. 

 

로봇 자동화 시설에 대한 투자 유인이 낮아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투자금을 활용하면서 결국 근로자와 협력사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17년 말 함께 시행된 고용 증대 관련 세제 혜택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기업의 ESG 활동이 순수한 동기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조세 정책 등 외부 세무 환경 변화도 전략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검증하였다"면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의 투자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조세 정책이 활용될 수 있다"고 짚었다. 

 

로봇세 논의는 2017년 2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주도로 본격화했다. 그는 "사람은 일을 하면 근로소득에 세금을 부과해 세수가 발생하나 로봇은 일을 해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므로 로봇에도 세금을 부과해 세수 부족을 보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실리지 마왈라 유엔대 총장 등과 가진 'AI 시대,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 대담에서 로봇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생산과 소비가 균형을 이뤄야 되고 소비는 대중 구매력에서, 구매력은 소득에서 나올텐데 소득의 원천인 노동의 기회가 상당히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로봇세와 인공지능 부담금을 부과시키는 것이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도 기본소득 재원을 위한 한 방편으로 로봇세를 제시한 바 있다. 

 

로봇 시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양산이 결정적인 확장 변곡점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올해 2만 대에서 2035년 138만 대까지 연평균 53%씩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 보며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AI 기술 발전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5, 2026년 연구개발(R&D) 단계에서 양산 단계로 진입할 전망"이라고 추산했다.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이미 지난해 54만 대에 이르렀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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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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