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제①] 엔진은 다시 뜨거워졌다

박철응 기자 / 2025-12-17 17:01:49
1분기 성장률 0%에서 3분기 1.8%로
수출 '상저하고'…사상 첫 7000억달러 전망
OECD "소비쿠폰이 심리 북돋아…성장 회복"
"반도체만 잘 돼…관세 협상 성공에 취해선 안돼"

이재명 정부는 이른바 '먹사니즘'을 표방하며 출범했다.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하는 실용주의로 6개월간 숨 가쁘게 달려 왔다. 정부가 재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려는 방향성이 분명하다. 근본적 변화를 논하기는 이르나 주요 경제 지표들을 통해 그간의 성적을 짚어본다. 아울러 가장 뜨거운 이슈이자 정부 비판의 주된 소재인 부동산과 환율 문제의 책임론을 톺아본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진보 진영 대통령들과 결이 다르다.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파이를 더 키워 국민 전체적으로 더 잘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표로 보면 '성장'은 확인된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8%에 이르렀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2.2%였는데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4%, 1.1%로 낮아졌고 비상계엄 사태를 거치며 올해 1분기엔 0%를 기록했다. 2분기에 0.6%로 반등했다가 이후 다시 눈에 띄게 폭을 키운 것이다. 


직전 분기 대비 기준으로는 3분기에 1.3%로 2021년 4분기(1.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가 이제야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민생지원 소비쿠폰 결제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지난해 2분기에는 -0.2%로 역성장을 보였고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0.1%에 그쳤다. 올해 1분기에 다시 -0.2%를 기록했다. 2분기에 0.7%로 나아졌고 이재명 출범 이후 이후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소매판매 지수, 2022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호전된 덕분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출액은 640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9%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같은 기간 453억 달러에서 658억 달러로 커졌다. 

 

'상저하고' 양상을 보였다. 올해 1월 수출액 증감률은 -10.1%로 어둡게 시작했고 2월에도 0.4%에 그쳤다. 3~4월에 2~3%대 증가했으나 5월에는 다시 -1.3%를 기록했다. 대선이 있었던 6월에 4.3%로 높아졌고 그 다음달엔 5.7%였다. 8월에 1.1%로 숨고르기를 하더니 9월에 12.6%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에도 8.4% 늘어 역대 11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사상 최초로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 역시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분석한 소매판매액 경상지수는 올해 1~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 높아졌다. 매년 1~3분기 수치를 보면 2022년에 6.7%를 기록한 이후 2023년 1.1%, 지난해 0.4%로 낮아졌다가 올해 반등한 것이다. 

 

이 역시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1.4%, 1.1%였는데 3분기에 3.2%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22년 4분기(3.4%) 이후 가장 두드러진 상승률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소비쿠폰 등 적극적으로 돈을 푸는 정책을 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국내외 전문기관들의 일반적 평가다. 두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는 모두 45조6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소비쿠폰 지급 직후 6주간(7월21~8월31일) 쿠폰 사용 가능 업종의 매출액이 지급 직전 2주 대비 평균 5%가량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올해 1월 91.2에 그쳤으나 이후 점차 오름세를 보여 소비쿠폰이 지급된 7월에 110을 넘어섰고 지난달 112.4로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상공인 경기전망지수 역시 1월 75.5에서 지난달 90.7까지 높아졌다. 

OECD "성장이 회복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초 한국 경제에 대한 보고서에서 "민간 소비는 재정 및 통화 완화와 실질 임금 상승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면서 "새 정부는 소비쿠폰에 치중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이는 소비자 심리를 북돋았다"고 분석했다. "성장이 회복되고 있다(Growth is picking up)"는 진단이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극도의 정치적 혼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라는 내우외환의 복합위기를 헤쳐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평가로 보인다. 

 

▲ IBK경제연구소 제공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비상계엄 해제 1년 후 경제 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실물경제는 소비·투자심리 등이 개선되며 성장세를 회복했으며, 금융시장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반도체 업황 호조 등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IBK경제연구소도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금리 인하, 대규모 추경 등으로 부진했던 경제 심리가 회복되면서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관세 영향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제한적으로 작용하면서 반도체와 선박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최고치가 2891이었던 코스피가 대선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최근 4000 고지를 넘나들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성장은 내년에 더욱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OECD는 한국의 내년 GDP 성장률을 2.1%로 예상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KDI는 각각 1.8%로 보고 있다. 정부 예측치도 1.8%다. 경총이 지난달 229개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내년을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답변한 비율이 52.8%(상반기 21.8%, 하반기 31.0%)였다. 

 

다만 수출 호조세가 반도체 등 특정 업종 위주로 편중돼 있고 소비쿠폰 등 재정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품목들 외에는 대부분 업종들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수는) 소비쿠폰이 효과를 발휘했지만 고물가에 여전히 고금리 시대이기 때문에 향후 구매력이 어떻게 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전반적인 산업의 성장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가장 시급한 현안이었던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코스피가 올랐지만 반도체 외에는 그다지 좋지 않고, 소비쿠폰 같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혁신 경제, 신성장 동력, 지방 소멸 대응 등 쌓여 있는 과제들을 풀어나갈 대책들이 필요하다. 관세 협상 잘 했다고 거기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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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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