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내장 디스플레이 '하이퍼노바' 출시 대기
삼성전자, 이달 중 '프로젝트 무한' 내놓을 듯
미국, 중국, 대만 이미 선점…"한국 정부 지원 필요"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IT 기기 '스마트 글래스' 시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손안의 PC'를 넘어 안경으로 영상을 보면서 AI와 대화하는 시대가 임박한 셈이다. 메타에 이어 삼성전자도 연내 첫 제품을 내놓는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AI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앞선 개발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터라 한국 기업들이 설 자리가 협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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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5'에서 선보인 안드로이드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 [삼성전자] |
1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AR(증강현실) 글래스 출하량은 60만 대로 추산되고 오는 2030년이면 3210만 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AR은 현실 위에 정보를 덧입히는 기술로 완전한 가상 공간을 보여주는 VR(가상현실)과 구분된다. XR(확장현실)은 이를 모두 통합하는 용어다.
빅테크들의 활발한 투자와 기술 표준화에 따른 디스플레이 가격 하락 등이 시장을 빠른 속도로 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레이밴과 협업한 스마트 글래스를 판매 중인 메타는 차세대 AR 글래스 '셀레스트'(코드명 하이퍼노바)를 이달 중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AI 음성 비서는 물론 내장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AR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한 쪽 눈에만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손목 밴드로 컨트롤하는 방식이다. 가격은 800달러(약 111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예상됐던 가격에 비해 낮아졌다는 점에서 대중적 수요를 불러일으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또 다른 스마트 글래스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신제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에서 두 번 접는 폴더블폰과 함께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과 AR 스마트 글래스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프로젝트명 '무한'인 XR 기기를 머지 않은 시점에 한국 시장에서 먼저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협력을 통해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비서를 활용하는 제품을 만들어왔다. '무한'이라는 이름에는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공간에서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제이호크'라는 코드명으로 AR 글래스를 개발 중이다. 이르면 내년 말쯤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배송 기사들을 위한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해오다 본격적으로 소비자용 시장에 뛰어든다는 의미다.
구글은 AI 경쟁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AR 글래스 시제품을 지난 4월 내놓았다. 몇 분 전 본 사물의 특징 안내, 길 안내, 보이는 사물 관련 쇼핑 검색, 외국어 간판 번역 등 기능을 선보였다. 애플도 내년 말쯤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수의 중국 업체들은 이미 전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AR 글래스를 판매하고 있다.
시장 규모로는 태동기이지만 미래 가능성 때문에 벌써부터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기업들이 뜨고 있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AR 글래스 밸류체인은 국가별로 이미 과점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은 시스템온칩(SoC), AI, 운영체제(OS), 메타와 애플 등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 기업)의 주도 하에 AR 글래스 산업을 이끈다"며 "중국과 대만은 거대 ODM(생산자개발 방식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밸류체인 완결성으로 AR 글래스의 하드웨어를 책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AI 글래스 관련 생태계 조성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핵심 기술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광학계 기술, 디스플레이 양산 기술이 부족하다. 다만 삼성전자의 AR 글래스 출시가 관련 기업들에게 모멘텀이 될 수는 있다.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AR 글래스의 기술 발전과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투자를 통한 생태계 개발이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각 국가별로 기술 투자, 인수합병(M&A), 국책 과제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나 한국은 국가 지원책 및 기술 투자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적극적인 생태계 개발 및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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