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말이 되냐, 韓 책임 물어야"…의총서 만장일치
발의 직전 미뤄…"26일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 보고 결정"
우원식 "혼란 핵심 韓, 탄핵은 우려"…與 "조폭같은 행태"
더불어민주당이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추진을 공식화했다. 한 권한대행이 말을 듣지 않자 경고한대로 '응징의 칼'을 뽑아든 것이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게 이날까지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으면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압박해왔다. 한 권한대행은 공포하지 않고 여야 협상을 주문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두 특검법과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대해 "여야가 타협안을 갖고 토론하고 협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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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그러자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키로 결정했다. 의견 수렴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러다 탄핵안 발의 직전 계획을 미뤘다. 국정 공백 등 역풍을 우려해 책임론을 희석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26일 헌법재판관 임명과 우리가 요구한 사안들이 이행되는지 여부를 인내를 갖고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오는 26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보고 탄핵 시기를 결정하자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한 권한대행이 이들에 대한 임명을 미루는지를 보고 탄핵안 발의 시기를 결정하자는 주장이다. 당 지도부가 결국 막판에 이 방안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의총에서 "한 권한대행이 오늘 특검법이든 헌법재판관 임명이든 국회가 다시 논의를 하라고 했는데 이것이 말이 되냐"며 "국회는 이미 집단적 의사결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 의사 결정 과정에 일부 다른 의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회의 의견은 집합적 의사결정으로 존중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 발언은) 결국 국민의힘이 시키는 대로 국민의힘의 입장에 맞춰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엄청난 반국가적 행위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책임을 묻는 절차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내란 행위를 지지,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과 같다"고 쏘아붙였다.
박 원내대표도 "한덕수 총리가 권한대행이 아니라 내란 대행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특검을 반대하는 자는 내란 옹호 세력이자,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반국가 세력"이라고 힐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내란 잔불을 진압하겠다"며 "탄핵 절차를 바로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곤 반나절도 안 돼 탄핵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윤종권 원내대변인은 의총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소추안을 만장일치 당론으로 정했다"며 "(탄핵안은) 오늘 발의하게 되고 26일 본회의에 보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그런 만큼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을 둘러싼 논란이 일례다. '대행의 대행체제'에 따른 국정 혼란도 불가피하다. 민주당이 그럼에도 탄핵 카드를 강행하려는 건 정국 주도권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을 위한 유리한 고지 선점이 목적이다.
박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가 재적 의원 과반수(151명) 찬성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적극 부각했다. 그는 "한 총리 탄핵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돼야 한다는 말은 틀렸다"며 "비록 직무가 정지됐지만 윤석열의 현재 신분은 대통령"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300명)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 국무총리의 탄핵소추는 재적 의원 과반수(151명)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170명)만으로도 국무총리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200명이 가결 요건이 되면 범야권 의원(192명)만으론 불가능하다. 여당은 200명, 야당은 151명을 주장하며 충돌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한 권한대행을 직격하며 민주당 편에 섰다. 우 의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특검은 국민의 요구"라며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처리 문제를 여야가 타협·협상할 일로 규정하고 다시 논의 대상으로 삼자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일할 뜻이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몰아세웠다. 또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도 정치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에 대한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우 의장은 한 권한대행 탄핵 추진에 대해 "참 우려스럽다"며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한 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꼭 해야 할 일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조폭과 다름없는 행태"라며 민주당을 맹공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시도 때도 없이 협박하는 민주당의 겁박 정치가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탄핵하는 이유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의 직무 수행인데 탄핵 공식 사유는 국무총리로서의 직무수행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권한대행은 "민주당이 압박하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더 커지기 전에 조기 대선을 실시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몰아세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심사숙고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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