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新주거 트렌드…건설사들 '시니어 레지던스' 경쟁

설석용 기자 / 2026-05-28 17:26:20
보증금 60억·월세 900만원도 '완판', 실버 자산가 수요↑
건설사 새로운 먹거리, AI·호텔 결합한 영토 확장 속도
임대만 가능, 입주자 60세로 제한된 규정, 수익성 우려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년층 주거 형태인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수십억원대 보증금과 월 수백만원의 이용료가 필요한 초고가 하이엔드 시설까지 인기를 끌며, 일부 단지는 입주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다. 당장은 관련법에 따라 임대만 가능하지만 미래 사업 확장성을 보고 영토를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 소요한남by파르나스 예상 조감도.[소요한남레지던스]

 

2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는 1112만5016명으로 전체(5160만9121명)의 21.6%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1159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65세 인구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만 보더라도, 2022년 17.4%, 2023년 18.2%, 2024년 19.2%로 늘어난 뒤 지난해(20.3%) 20%선을 돌파했다. 2030년엔 25%를 넘어설 거란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셈이다.

 

이런 추세에 맞게 새로운 주거 형태도 생겨났다. 과거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노인들의 의료 목적 요양시설이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독립적인 주거와 다양한 여가시설이 가능한 시니어 레지던스가 분양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둘의 개념은 의료기관과 주택으로 구분하면 된다. 입소 자격부터 다르다. 요양병원은 의사 진단이나 수술 후 회복 필요한 질병 환자가 입소할 수 있는 반면, 시니어 레지던스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만 60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들이 대상이다. 

 

때문에 요양시설에는 의료 시스템이 주를 이뤄야 하지만, 시니어 레지던스는 기본적인 자립 생활이 가능하므로 인근 대형 병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갖추는 정도다. 풍부한 여가 활동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용도 요양시설은 진료비와 간병비 중심으로 발생하고, 레지던스는 주거비와 커뮤니티 이용 요금이 주를 이룬다. 한 달 생활 비용이 많게는 두 세배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수요자들 관심은 커지고 있다.

 

▲ 소요한남by파르나스 외부 모습.[소요한남레지던스]

 

지난 25~26일 임대 청약을 진행한 '소요한남 by 파르나스'의 경우 평균 경쟁률은 13.4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용산 초고가 아파트 '나인원 한남' 북측 부지에 지하 5층~지상 7층, 3개 동, 111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 99㎡A 65가구 △ 99㎡B 16가구 △ 99㎡C 24가구 △ 108㎡ 6가구로 구성된다. 

 

가장 큰 전용 108㎡ 평형의 경우 보증금은 52억6600만~60억6700만 원에 달한다. 월 임대료 264만 원에 식사·헬스케어비 등이 더해져 1인 기준 월 총 생활비는 약 780만 원(2인 기준 약 890만 원)이다. 유료 서비스를 추가할 경우 매달 1000만 원 안팎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강남의 대형 아파트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이번 청약에서 56.5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세탁물·택배·배달 음식·청소 등 생활 전반의 비대면 요청이 가능하고, 전문의와 간호 인력이 상주해 안전상 문제도 걱정 없다. 파르나스호텔의 프리미엄 서비스가 제공되며 순천향대서울병원과 리움미술관, 블루스퀘어 등 문화·의료 인프라도 인접해 있는 게 장점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다. 노령 인구가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 흐름에 따른 가치 상승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용인세브란스 병원 바로 뒤에 공급된 시니어 레지던스 '스프링카운티자이'는 입주 이후 매매가가 약 5억 원 가량 올랐다. 이날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전용 59㎡ 매도 희망가는 8억~8억3000만 원 수준이다. 이 평형의 입주 초기 매매가는 3억 원 안팎이었다.

 

최근 건설사들이 시니어 주택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 보인다. 현대건설은 서울 은평구에 시니어 레지던스 복합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우미건설은 '구리갈매역세권 실버스테이 시범사업'에 참여해 올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기반 서비스 적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강남구 자곡동 '더시그넘하우스 강남'에 'AI 시니어 리빙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입주민은 가구 내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수면·활동량·심박 등을 측정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운동·식단 등 맞춤형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도시개발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시니어 주택 사업이 포함된 것도 있다"면서 "최근 들어 이 상품도 고급화 경쟁을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대 상품으로만 개발이 가능해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측면도 있다. 정부가 2015년 '분양형 실버타운'을 전면 금지한 뒤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현행법을 유지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임대 보증금과 생활 이용 요금으로만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수천억원의 자금이 도는 분양 구조가 아니어서 투자금 회수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또 입주자의 나이 제한이 있어 수익성 담보도 쉽지 않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60세 이상으로 나이 제한이 있다보니 수요가 한정적이어서 사업성이 약한 면이 있다"면서 "보통 그 세대는 경제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 분석이 중요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층을 넓히려면 스펙을 낮추기도 해야 하는데, 수익성을 고려하면 따져볼 것들이 많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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