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망가져도 기득권 챙기려는 친윤·중진…"대선 필패" 비관론↑

박지은 / 2024-12-17 17:25:00
친윤·중진, 한동훈 내쫓고 '원내지도부·비대위 체제' 합작
계엄·탄핵 사과·반성 없이 기득권 유지 혈안…민심과 괴리
친한계 "탄핵 반대하는 분, 비대위원장되면 대선승리 못 해"
민주 박용진 "권성동·나경원 '구린 라인업'…대선 감당할까"

국민의힘이 향후 당을 이끌 새 비대위원장에 '원내 인사'를 앉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번 비대위는 탄핵 국면의 혼란을 수습하고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수장은 당의 얼굴을 상징하고 당무를 주도할 권한을 지닐 수 밖에 없다.

 

'원내 인사'가 인선 기준이 되면 후보군은 뻔하다. 6선 주호영·조경태, 5선 권영세·권성동·김기현·나경원·윤상현·조배숙 의원 등이다. 조경태 의원 등 일부를 빼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진 친윤·범친윤계들이다. 

 

▲ 국민의힘 주호영(왼쪽부터), 나경원, 권영세, 권성동 의원 [KPI뉴스 자료사진]

 

4선 이상 중진들은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회동해 권성동 의원을 추대한 바 있다. 실제 선거에서 그를 밀어 원내대표 당선에 한몫했다. 한동훈 대표가 물러나자 권 의원은 대표권한대행을 겸임하고 있다.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그가 중진들에게 '신세'를 갚아야 할 순서다. 중진들은 "이제 용병을 그만"이라며 '원내 비대위원장' 여론몰이를 진행 중이다. 

 

당의 주류인 친윤·중진이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를 제물 삼아 당권을 장악하려고 공조하는 모양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안중에 없다. 당을 망가져도 기득권만 지키면 된다는 식이다. 강경론자 입에선 탄핵 찬성파를 색출해 처벌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강성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것으로, 민심과 동떨어진 행태다.

 

"친윤·중진이 주도하는 비대위 체제는 국민 신뢰를 받기 어렵고 대선에 대한 기대감은 확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온다. 친한계를 중심으로 쓴소리가 쏟아졌다.

 

조경태 의원은 17일 SBS라디오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분이 비대위원장으로 앉았을 때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과연 우리 당이 승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친윤계가 거론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조 의원은 "어떤 분이 하시더라도 '계엄 옹호당'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며 "많은 국민께서 탄핵하라고 명령하지 않았나. 그런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대표가 쫓겨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며 "국민의 뜻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 우리 당을 보면서 국민께서 얼마나 한심한 정당인가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KBS라디오에서 여당 내 '탄핵 트라우마'에 대해 "탄핵의 강을 피하려고 하면 계엄의 바다에 빠져 영영 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탄핵의 강보다 더 무서운 것이 계엄의 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윤계 의원들은 일단 당장 눈앞에 보이는 탄핵의 강만 봤다"며 "곧 계엄의 바다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전날 체널A라디오에서 '용병 불가론'을 외친 홍준표 대구시장, 나경원 의원 등 당 중진들을 직격했다. 그는 "나경원 의원 등 중진들은 국회가 유린당할 때 어디 계셨냐고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진 의원들이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당시 본인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대해서도 국민께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밖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신파인 박용진 전 의원은 채널A라디오에서 "몇 달 뒤면 조기 대선이라는데 권성동, 윤상현, 나경원에다 홍준표, 이 라인업으로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이분들이 하는 말이 한결같이 구리다"고 깎아내렸다.


박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배출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그 대통령이 국정을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는 것과 관련해서 단 한 번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이 자기들끼리 친한, 친윤 나뉘어서 갈등만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8일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원내 인사 기용론과 함께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내부 인사로 해야 한다는 안이 하나 있고, (당) 수습 기간에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두 가지 안이 있다"고 말했다. 18일 의총에선 두 가지를 놓고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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