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많은 美 연방대법원도 우려 목소리
환급 시 수령 수입업자…수출기업 협상 근거 찾아야
다른 법 활용하면 트럼프 전략과 충돌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위헌으로 판결될 경우에 대비해 한국 기업들이 환급받을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다수 대법관이 대통령의 관세 권한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방법을 강구하더라도 제약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워싱턴무역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 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관세로 거둔 총세입은 1080억 달러(약 158조 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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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뉴시스] |
중국으로부터 받은 관세 수입이 340억 달러로 가장 많고 멕시코(62억 달러), 캐나다(22억 달러)가 뒤를 이으며 그 외 국가 대상 상호관세 수입은 64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산업별로는 기술, 미디어, 통신 분야 관세가 332억 달러로 가장 많고 산업 제품 또는 제조 장비(290억 달러), 소비재(173억 달러), 의약품 및 의료기기(102억 달러), 자동차(86억 달러) 등 순이다.
워싱턴무역관은 "연방대법원의 IEEPA 기반 관세 환급이 결정되면 수입업체, 부품 협력 업체,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기업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했다.
하급심에서는 잇따라 IEEPA 관세 무효 판결이 내려졌다.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임에도 지난 5일 공개 변론에서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 범위에 대해 우려와 의문을 표명했다. 워싱턴무역관은 "일부 전문가들은 대법원의 해당 관세 위헌 판단 가능성을 신중히 제기 중"이라고 전했다.
만약 관세 환급이 결정된다고 해도 한국 기업들이 곧바로 수혜를 입는 구조가 아니므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급 청구권자는 수입업자, 즉 미국 바이어에게 수령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래 조건 상 수출 기업이 관세를 직접 납부한 경우에는 환급 절차에 참여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수입업자 요구에 따라 수출 가격 인하 또는 비용 분담에 협조했다면 환급금 배분을 협상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출기업들은 '공급망 문서·소재 정보'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적 과제로 부상한다는 지적이다. 또 워싱턴무역관은 "관세 중지에 따른 가격과 원가 구조를 반영해 바이어와 가격 협상 자료를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패소에 대비해 대체 관세 수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플랜 B'로 무역법 122조(국제수지 문제)가 대표적이며 이후 무역확장법 232조(국가 안보 위협) 등 조항을 근거로 활용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워싱턴무역관은 "IEEPA 외에 다른 법률을 활용하더라도 여전히 법리적, 실무적 제약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무역법 122조의 경우 국제수지 문제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더라도 반드시 비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하며 쿼터 배분도 기존 교역 패턴을 유지하는 방식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또 국제수지 흑자국을 겨냥해 시행하더라도 그 외 모든 국가에 대해서는 포괄적 규제 면제 방식만 허용된다고 한다. 특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산업별 예외 조치는 금지돼 있기도 하다.
관세 또는 수입 제한 조치를 국가별, 품목별로 차등 적용해 협상 지렛대로 삼는 트럼프식 전략과 근본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무역확장법 232조 역시 국가 안보 목적이라는 관세의 원래 취지에 어긋날 경우 법적 분쟁 가능성이 존재하며, 실무적으로는 개별 품목 또는 국가에 대해 각각의 조사, 의견 수렴 등 행정절차에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사 절차 없이 즉시 관세 발효가 가능한 IEEPA와는 달리 행정절차법을 준수해야 한다.
미국 정치권의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질 토쿠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민주당·하와이)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발의한 법안은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40개 국가에 부과한 관세를 법안 제정 즉시 폐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토쿠다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관세를 때리는 것은 퇴행적이고 비생산적이며 위험하고 미국 기업과 소비자를 해친다"면서 "우리는 동맹과 함께 해야지 대치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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