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국힘 이탈표

김덕련 기자 / 2025-06-05 16:41:31
尹 정부에 막혔던 법안들…특검 수사 곧 진행 전망
검사징계법도 가결…거여 민주당 주도 입법 속도전
국힘 일부 비주류 표결…대통령실 "거부권 이유 적다"
與,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형사소송법은 속도 조절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과 검사징계법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주도했다. 6·3 대선에서 이겨 171석을 가진 거대 여당으로 변신한지 이틀만이다.  

 

민주당은 전날 법사위 소위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데 이어 이틀 연속 주요 입법 추진에 속도를 붙였다. 국민의힘은 6월 임시국회 첫날부터 여당이 비민생 법안을 밀어붙였다며 강력 반발했다.

 

▲ 5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뉴시스]

 

세 특검법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98명 가운데 찬성 194명, 반대 3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검사징계법은 재석 의원 202명 중 찬성 185명, 반대 17명으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세 특검법에 대한 기존의 반대 당론을 유지하고 표결에 불참했다. 그러나 김예지·조경태 의원 등 일부 친한계와 김재섭·안철수 의원 등 비윤계는 퇴장하지 않고 표결에 참여했다.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생과 거리가 먼 무더기 특검법이나 정치 보복적 검사징계법을 여당 복귀 기념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게 과연 새 정부의 출범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 같나"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은 반대 당론 변경 여부를 놓고 투표를 진행했으나 변경 찬성 의원이 친한계를 중심으로 20여 명에 그쳐 기존 당론이 그대로 유지됐다. 당헌에 따르면 당론을 바꾸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72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조경태 의원은 "왜 이번 대선에서 패했는지 제대로 원인 분석을 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다수인 것 같다"고 개탄했다.


3대 특검법으로 불리는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의 정식 명칭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때 본회의를 각각 2번, 4번, 3번 통과했지만 번번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혀 폐기됐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없는 만큼 세 특검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울 용산 브리핑에서 "거부권 쓸 이유는 매우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3대 특검법의 경우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고 내란 종식 과정이나 윤석열 정부의 여러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요구되는 특검"이라며 "무리한 특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특검법은 지난달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만 남겨둔 상태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란 진상 규명 등을 거듭 천명해 민주당의 우선 처리 법안으로 꼽혀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12·3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등을 처리한다"고 말했다.

재의요구권으로 인한 폐기와 재발의를 거치면서 내용이 더 강력해진 측면도 있다. 내란 특검법은 재발의 과정에서 수사 대상을 6개에서 11개로, 파견 검사는 40명에서 60명으로 늘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찬성 표결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빠졌던 '외환죄' 혐의도 포함됐다.

검사징계법의 핵심은 검찰총장만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도 검사 징계를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감찰관에게 특정 검사를 조사하게 할 수 있다. 검찰의 폐쇄된 조직 문화와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개선하는 데 일조할 법안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세 특검법과 달리 다른 핵심 법안들에 대해서는 추진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당초 전날 법사위 소위에 이어 전체회의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가결한 뒤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법사위 전체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국민의힘 반발에 더해 민주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지도부가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법관 증원 법안에 대해 "국회와 협의할 생각"이라며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허위 사실 공표죄 구성 요건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재판 중인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임 기간에 형사 재판을 중단하게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않았다.

두 개정안은 본회의 통과 시 이 대통령이 받고 있는 재판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방탄 입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그런 법안들을 성급하게 밀어붙이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KPI뉴스 / 김덕련 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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