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2024년 12월,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공식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4년. 프랑스(154년)는 물론, 대표적인 고령 국가인 일본(37년)보다도 10여 년이나 빠른 압도적인 속도다.
60세에 은퇴한 뒤 마주해야 할 30~40년의 '인생 후반전'.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가파른 인구 지각변동 속에서 던져진 이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책이 나왔다.

언론인 출신의 콘텐츠학 박사이자 올해로 65세 고령인구군(群)에 막 합류한 저자 류영현이 펴낸 신간 '배움이 멈추지 않는 사회'(도서출판 어나더북스)다.
저자는 28년간 세계일보 기자로 현장을 누비고, KPI뉴스를 창간해 편집인으로 일했다. 현재는 KBC광주방송 대표로 재직 중인 베이비부머 세대다. 스스로 초고령사회의 '일원'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노년의 자존감을 지키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해법으로 '평생교육'을 제시한다.
"학습이 가장 필요한 사람이 학습에 가장 접근하기 어렵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그 제도의 혜택은 고르게 도달하지 않는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지적하듯, 한국의 평생교육 인프라는 외형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6년 기준 전국 226개 시·군·구 중 91.2%인 206곳이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돼 체계적인 망을 갖췄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초고령 세대가 겪는 빈곤과 외로움, 소외감, 지역별 교육 격차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다.
책은 평생교육이 단순한 노인 복지나 시혜적 차원의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5항("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을 근거로, "60세에도, 70세에도, 80세에도 살아 있는 한 배울 수 있는 것은 특권이 아닌 시민의 본질적 권리"라고 강조한다.
통계청 추이에 따르면, 46년 후인 2072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47.7%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 2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사회 구조다. 저자는 이 숫자가 재앙이 될지, 새로운 가능성이 될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고 경고하며 촘촘한 미래 전략을 제안한다.
총 5부 1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평생교육의 역사와 정의부터 국내 17개 광역지자체의 생생한 데이터 분석, 그리고 해외 선진국 사례까지 폭넓게 다룬다. 특히 5부에서는 초고령사회를 돌파할 5대 핵심 전략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30년까지의 중기 기반 구축 과제와 2035년까지의 장기 체제 전환 로드맵을 함께 제시하며, 국가와 지자체가 당장 실행해야 할 치밀한 청사진을 펼쳐 보인다.
저자는 유교적 가풍 속에서 "사람은 평생을 배워야 한다"는 말을 지표 삼아 자라왔다고 회고한다. 평생을 글을 쓰고 세상을 관찰해 온 언론인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증적 분석이 더해져 책의 무게감을 더한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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