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보다 어려운 잔금 마련…새 아파트 입주율 50%대로

설석용 기자 / 2026-09-28 16:53:47
수도권 신축 아파트 국평 분양가 30억 육박
'더샵 분당하이스트' 29억8100만원 '역대 최고'
그러나 특별청약 미달, 전국 입주율 4개월째↓

수도권 신규 주택의 높은 분양가와 자금 조달 부담이 청약부터 입주까지 각 단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분당의 한 아파트는 전용 84㎡ 일부 주택형이 특별공급에서 미달됐고,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잔금대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면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역 인근 '더샵 분당하이스트'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29억8100만 원이다. 지난 21일 진행된 특별공급에서는 84㎡B형 5가구에 4건, 84㎡F형 3가구에 2건이 접수됐다. 두 주택형에서 각각 1가구씩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단지 전체 특별공급은 77가구 모집에 226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2.94대 1을 기록했다. 신청 건수의 56.6%는 전용 66㎡ 주택형에 몰렸다. 전용 66㎡의 최고 분양가는 21억6300만 원으로, 84㎡ 최고가보다 8억 원 이상 낮다. 일부 84㎡ 주택형의 미달만으로 단지 전체가 청약에서 외면받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주택형별 가격 부담에 따라 신청이 갈린 모습이다. 

 

고가 오피스텔 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양천구 '목동윤슬자이'는 651실 모집에 3788건이 접수돼 최고 32.0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 과정에서 일부 잔여 호실이 발생했다. 

 

분양 관계자는 자금 사정으로 계약을 포기한 경우와 함께 가족의 중복 당첨, 배정된 호실에 대한 선호 차이도 이유로 설명했다. 

 

최근 예비당첨자와 무순위 추첨을 거치며 대부분의 물량이 소진됐고, 일부 B타입과 복층 호실의 계약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 이후 입주 단계에서는 잔금 마련의 어려움이 통계로 확인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71.2%를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월(69.9%), 7월(68.1%), 8월(59.5%)에 걸쳐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도권 입주율 역시 7월 85.4%에서 8월 80.8%로 4.6%p 떨어졌으며, 서울은 90.5%에서 82.0%로 8.5%p 급락했다. 이 수치는 계약 해지율이 아니라 예정된 기간에 입주를 마친 비율이다. 

 

▲ 2026년 전국 아파트 입주율 추이.

 

8월 미입주 원인으로는 '잔금대출 미확보'가 37.2%로 가장 높게 나왔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취급 기준이 까다로워진 데다, 실거주 의무와 세제 개편 여파로 전세를 놓아 잔금을 충당하는 기존 방식조차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주산연 관계자는 "강화된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의 대출 취급이 보수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잔금대출을 통한 입주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점이 입주율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입주를 앞둔 가구의 자금 마련 여건도 변수다. 직방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6567가구로 전월보다 65% 늘어난다. 다만 증가 물량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어, 전국 물량 증가만으로 수도권 입주율의 추가 하락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세대의 이탈이 사업자 입장에서 당장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오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미분양이나 계약 포기 사례가 대폭 늘어나지 않는 한 건설사들이 당장 분양가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 흐름과 입주율 정체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설석용 기자

설석용 / 산업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