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막힌 국내 석유화학업계 대책은?

김이현 기자 / 2019-04-23 15:42:46
대체시장 확보, 초경질유 대체할 원료 수입 확대가 관건
"국제유가 급등에 국내 휘발유값도 오르겠지만 상승폭은 제한적"
▲ 미국의 이란산 원유거래 봉쇄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휘발유값도 오를 전망이다.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풍경.[뉴시스 자료사진]


미국의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조치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카타르, 러시아 등 다른 시장 물량을 확보하거나 주수입품인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대체할 다른 원료 수입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 이란산 원유 수입 한시적 예외 조항 연장을 불허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원유도입 물량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3.2%에서 2018년 5.2%로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란산 원유 수입이 차단돼도 국내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이란산 초경질유 도입 비중은 50%가 넘는다. 이란산 초경질유를 들여와 제품을 만드는 업체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토탈 4개사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란산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회사는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3곳이다.


현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된 선택지는 카타르, 러시아, 미국 등 다른 지역의 원유를 대체 수입하거나 초경질유 대신 나프타를 수입하는 것이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주된 이유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도입이 중단됐을 때 카자흐스탄, 러시아, 카타르로부터 초경질유를 수입해 충당한 적이 있다"며 "현재 유럽, 아프리카, 러시아, 호주 등의 시장에서 경제성 있는 매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초경질유 대신 '라이트 나프타'를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대체 유종 확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다른 지역이나 나프타 수입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얼만큼 더 늘릴지 실무적으로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설비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부분 석유화학업체가 가진 설비는 이란산 초경질유에 최적화한 터다. 한 업체 관계자는 "미국산 초경질유는 국내 설비가 소화할 수 없는 성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비 교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 관계자는 "어마어마한 투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이에 맞는 설비를 갖추는 문제도 고민해봐야 한다"며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방침으로 지난 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7%(1.70달러) 오른 6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계속 오른다면 국내 휘발유 가격도 오를 수 있다"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생산량을 늘린다면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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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현 /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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