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앞세운 통신업계, 인력 대폭 감축…"AI 전환 역행"

박철응 기자 / 2025-01-15 16:01:05
KT 1조원 등 1회성 인건비 대거 발생
통신 3사 설비투자 대거 줄어...안정성 우려
AI 필수는 네트워크 고도화 "오히려 가로막아"

통신업계가 지난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AI 기업으로의 변신에 주력하면서 몸집을 줄이려는 일환으로 보이나, 통신 안정화뿐 아니라 AI 산업 발전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KT의 지난해 4분기 1회성 인건비가 1조 원 이상 발생해 8000억 원대 영업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1만9000명의 직원 중 2800명이 희망퇴직하고 1700명은 기본급의 50~70% 수준으로 자회사에 전출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의 영향이란 설명이다. 

 

▲ KT 제1노조인 'KT노동조합'이 지난해 10월 16일 서울시 종로구 KT광화문 이스트(East) 사옥 앞에서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KT는 1회성 인건비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12%가량 증가한 2200억 원 규모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구조조정 비용이 반영됐을 뿐 벌어들이는 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는 영업이익이 2조3200억 원 규모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직원들이 줄어든 만큼 인건비가 대폭 낮아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도 지난해 4분기에 희망퇴직 관련 1회성 인건비를 1000억 원 이상 반영했다. 이 때문에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 분기에 비해 절반 수준인 2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1인당 최대 3억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를 시행한 바 있다. 

 

또 LG유플러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5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줄었다는 게 메리츠증권 추정이다. 마찬가지로 1회성 인건비 발생이 한 요인이 됐다고 한다. 

 

KT를 중심으로 노동계 반발은 거셌다. KT새노조는 지난해 10월 "일방적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하면서 단식 농성을 벌이는 등 극한 투쟁을 벌인 바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2023년 8월 취임한 직후부터 "대규모 인위적 구조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와 국회 국정감사에서 추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 대표는 "강압적이고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안한다고 했고 경영이라는 것은 항상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늘상 해 나가야 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안정성과 경쟁력 차원에서도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재범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들은 여전히 유무선 통신서비스를 통해 매년 막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누리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양질의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 투자를 지속적으로 축소하면서 품질과 네트워크 장애 발생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2019년 통신 3사의 설비투자비(CAPEX) 합산 규모는 9조5950억 원이었는데 2023년 6조9044억 원으로 5년새 28% 감소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CAPEX는 2조6080억 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고 한다. 

 

실제로 2018년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의 경우 11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가 피해를 입었다. 박 연구위원은 "복구할 수 있는 정규직 인력이 없어 수도권 70여 개 외주업체에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주요 네트워크 시설에 대한 무분별한 통폐합 및 무인화, 해당 유지보수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단행된 구조조정 대상도 통신 네트워크 운용의 필수 업무를 담당하는 숙련된 인력이 대부분이라는 점 등을 들어 통신서비스 불안정 우려가 커진다는 시각이다. 

 

AI 산업 발전과도 맞지 않다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AI 기반 기술이 전 산업과 실생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며 막대한 트래픽 수요의 급증을 감당하기 위해 5G 통신 기술을 뛰어넘는 네트워크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사들이 이를 외면한 채 탈통신화 전략을 가속화하면서 기술투자 축소, 숙련된 통신 인력의 구조조정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것은 오히려 AI 산업 전환을 가로막는 잘못된 경영방식"이라고 비판했다. 

 

KT 인력은 민영화가 본격 추진된 1998년 말 5만6600명에 달했으나 대표가 교체될 때마다 수천명씩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왔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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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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