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탄핵몰이' 시동거는 野…20%대 지지율에 갇힌 尹

박지은 / 2024-10-28 16:21:00
이재명 "尹 정권, 주술사가 닭목 베어 전쟁 결정하는 나라냐"
민주 최고위…"하야가 정답" "사실상 탄핵돼" 등 험구 잇달아
내달 2일 尹부부 규탄 대회…조국 "尹대통령 탄핵안 작성 중"
尹지지율 5주째 20%대…리얼미터 "고령·보수층도 지지 철회"

2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재명 대표가 공개발언을 통해 대여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국정감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이 얼마나 무대책, 무책임, 무능한지 증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정을 둘러싸고 '주술사', '영적 대화' 같은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가 '영적 대화'를 나눴다는 의혹을 이슈화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세계 경제강국 대한민국이 전쟁을 할지 말지 결정할 때 주술사가 닭 목을 베고 피 맛을 보면서 전쟁을 결정하는 나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심을 떠난 권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윤석열 정권은 깨달아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단을 요청한다"고 압박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지난 9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최고위원들이 험악한 발언으로 윤석열 정권을 성토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정권이 호스피스 단계에 들어갔다. 호스피스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하늘의 뜻"이라며 "시민 불복종 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송순호 최고위원은 한술 더 떴다. 그는 "권한을 부인 김건희에게 이양할 정도의 대통령이라면 대통령도 김건희도 하야가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주철현 최고위원도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았지만 많은 국민은 윤 대통령이 언제 그만두냐고 물어본다"며 "우리 국민은 이미 윤 대통령을 사실상 탄핵했다"고 보조를 맞췄다. 그는 "오로지 김건희 여사의 안위와 심기를 보전하는 대통령에게 절반 이상 남은 임기를 다 채우라는 건 국민의 뜻에 반하는 일"이라고 했다.

 

제1야당 지도부 회의에서 '하야', '탄핵'라는 표현이 공개 거론된 것은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5일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게 민주주의이고 대의 정치"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여당 등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시사한 것"이라며 거세 반발이 일었다.


이 대표는 역풍 조짐을 의식해 한발짝 물러섰다. 그는 지난 9일 "임기 안에도 도저히 못 견디겠다고 하면 도중에도 그만두게 하는 게 대의 민주주의"라며 정부여당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이날 지도부 회의 분위기에 미뤄 민주당의 공세 수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예상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임계점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11월 2일 윤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고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연다. 거대 야당의 첫 장외투쟁이다. 여권에선 "탄핵 추진을 위한 여론몰이를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이 장외 세력과 연계해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건 대규모 촛불집회에 불을 붙이려 한다는 시각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미 시동을 걸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6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검찰 해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언 대회'를 열었다. 조국 대표 등 의원 12명과 당직자 등 행사 참가자들은 '탄핵선언문'에서 "법치주의 근간을 허물고 전임 정부와 야당, 언론에 쇠몽둥이를 휘둘렀다"며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법률가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며 "조만간 초안이라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윤석열·김건희 공동 정권 종식 이후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야권이 숨통을 조이는데 윤 대통령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지율이 바닥인데 반등 가능성이 희박하다.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와 스타일을 일신해야하는데 그럴 의지가 없어 보인다. 김 여사 문제와 의정갈등은 탈출구가 꽉 막힌 상태다.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24.6%였다. 취임 후 최저치(24.1%)인 지난 주 조사와 비교해 0.5%포인트(p) 올랐으나 5주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TK, PK뿐만 아니라 고령층과 이념 보수층에서조차 지지를 거둬들이며 당정분리 평가 경향이 점차 선명해지는 상황"이라며 "여사 리스크, 의료 대란 등을 놓고 법리적·절차적 정당성을 되풀이하는 정부의 메시지가 지지 심리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1~25일 전국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모두 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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