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녹취'로 뒤숭숭한 與…추경호도 연루설

박지은 / 2024-12-03 17:00:56
민주당, 秋 겨냥해 "20개 먹었다" 명태균 녹취 공개
秋 "엉터리 가짜뉴스…확인없이 보도하면 법적조치"
檢 수사 결과 주목…김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영향?
한동훈 "明사안에 국민 실망…수사 과정 지켜볼 것"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때문에 국민의힘이 뒤숭숭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명씨가 측근·지인 등 주변과 통화한 녹취록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권 주요 인사들이 언급돼 의혹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관련설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명씨 영향력이 만만치 않았던 만큼 이들의 결백 호소를 그대로 믿기도 어렵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는 얘기다. 의혹이 해소될때까지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게 집권당 처지인 셈이다. 

 

특히 윤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발 의혹의 한 복판에 있는 점은 여당에겐 큰 부담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특검법은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다.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는 검찰 수사를 들어 재표결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한 대표를 압박해 온 친윤계는 긴장하며 수위 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친윤계와 대통령실 기류를 대변하던 추경호 원내대표도 녹취록의 불똥을 맞았다. 추 원내대표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으나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대표. [뉴시스]

 

민주당이 3일 공개한 녹취록은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 초 명씨가 지인들과 만나 나눈 얘기를 녹음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김태열 전 소장과 스피커폰으로 대화했는데, 이 내용도 담겼다. 이 연구소는 명씨가 사실상 운영했던 불법 여론조사 의혹 연루 업체다. 

 

골자는 2018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한 자치단체장 후보자가 추경호 원내대표에 20억원을 건내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녹취록 대화는 김 전 소장이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과 만난 직후 명씨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 만남 배경에는 추 원내대표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수 선거에 출마하려던 조성제 당시 예비후보의 공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녹취에서 김 전 소장은 명씨에게 "(조성제가 말하기로) 지난번 선거 때 추경호가 20개를 먹었기 때문에"라고 말하자 명씨가 "지도 처먹었는데 남은 먹으면 안 되느냐. 그럼 (조성제한테) 40개 달라고 해"라고 반문했다. 또 "(조성제한테) 40개 달라고 해 20개 주고 20개로 막아"라고 물었다.


김 전 소장이 "40개를 달라는 게 아니고"라고 말하자 명씨는 "추경호가 '나 말고는 먹은 놈 없다'고 하겠네"라고 비꼬았다. 명씨는 김 전 소장과의 대화후 지인들에 "나는 연결 다 해줬어. 손도 안 대. 딱 현금 20억 갖다 놓고 (조성제가) '살려주세요' 하더라"며 "그래 연결해줬다"고 자랑했다. 민주당은 "추경호 입막음용 10억원과 선거자금 20억원을 명씨에게 제안했다는 내용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추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혀 모르는 엉터리 가짜뉴스"라며 "명씨를 이번에 문제되면서 뉴스를 접하며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명씨와 명씨 변호인으로부터 '거짓이다'(라는 입장을 듣고도) 보도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지목된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당시 우리 시의원이었다"며 "유일하게 이름을 아는 사람"이라고만 했다. 추 원내대표는 "확인 없이 보도하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명씨 관련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여권 인사들은 이날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거짓을 조작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이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중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나를 잘못 공격하면 부메랑이 돼 열배 반격을 받을 것"이라며 "내가 그래도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저격수였다"고 으름장을 놨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태균 사안에 대해 많은 국민이 놀라고 실망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수사 과정을 지켜볼 것이고 속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명씨 녹취록에 여권 소속 주요 인사들이 거론되는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는 김여사 특검법에 대해 자신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당내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중요한 문제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하는 것이 모호함이라고 치부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이 특검법 재표결시 무기표 집단 기권을 하는 방향으로 당론을 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선 "목적을 위해 그런 편법을 동원할 경우 국민이 크게 비판하지 않겠느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명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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