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기냐, 경기 살리기냐…금리동결 한은, 연내 인하 횟수는

안재성 기자 / 2025-07-10 15:02:32
이창용 "집값 못 잡으면 청년층 절망"
한은, 9월까지 가계부채 증가 전망
잠재성장률 밑도는 GDP 성장률
"집값·가계부채는 미시정책으로 대응해야"

경제 상황이 혼란스럽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고관세 위협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동시에 상반기 집값이 폭등하고 가계부채는 가파르게 늘었다. 금리 결정을 내리기 무척 어려운 상황이라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집값·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로 한 번 쉬어가는 모습이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을 잡아야 한다"며 "잡지 못하면 청년층이 절망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3% 급등했다. 지난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이후 오름폭은 축소됐으나 7월 첫째 주(7일 기준) 2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8월(9조7000억 원) 이후 최대치다. 한은은 최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9월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6·27 부동산대책 후 집값과 가계부채 모두 둔화 추세이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란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기침체 우려도 크다. 정부·여당이 31조800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실행하기로 하고 코스피는 3100선을 뚫어 내수는 개선될 거란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5%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반도체에 따로 고율의 품목별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초까지 협상이 가능하지만 수출에 짙은 먹구름이 낀 상태다.

 

한은도 "향후 성장경로는 대미 무역협상 전개 상황, 내수 개선 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른 금융통화위원들도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하는지에 대해 4명은 찬성하고 2명은 반대하는 등 고민이 깊은 눈치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리를 동결하자니 경기가 우려되고 인하하자니 집값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어느 쪽으로도 움직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연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해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남은 세 차례 금통위에서 전부 동결하거나 1회만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추경으로 물가상승률이 확대될 수 있다"며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이 연내 1, 2회 가량 인하할 것으로 점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은은 8월과 11월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아 경기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4%로 제시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예측했는데 추경 효과 등을 통해 다소 개선되더라도 1%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과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2회 인하에 무게를 실었다. 조 소장은 "집값·가계부채는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이 아니라 미시정책으로 대응할 사안"이라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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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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