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로 요동치는 20대 표심 잡기 여야 전략은?

김광호 / 2019-09-24 19:34:49
'조국 사태' 이후 文·여당 지지율 지난 2년보다 급락
여야, 내년 총선 앞두고 '성난 청년층' 잡기 위해 총력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의 후폭풍이 여야의 내년 총선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장관 딸의 특혜 입시 논란 등으로 '성난 90년대생'의 민심을 잡아야 차기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년간의 추석 연휴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 분석해보면, '조국 사태'가 20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확연히 드러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추석 연휴 및 국정감사 직전인 9월 4주차(2017년 9월 26~28일 전국 성인 1006 대상)와 지난해 9월 3주차(2018년 9월 18~20일 전국 성인 1001명 대상) 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각각 65%/61%로 안정적 과반을 유지했고, 20대 긍정률은 무려 78%/63%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각각 45%/47%로 13%/14%에 그친 한국당을 3배 이상 차이로 압도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에 대한 20대 지지율은 52%/47%였던 반면 20대의 한국당 지지율은 두 해 모두 3%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1주차 여론조사(2019년 9월 3~5일 전국 성인 1002명 대상)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3%까지 추락했으며, 20대도 47%로 과반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40%로 낙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한국당 지지율이 23%로 크게 올라 양당의 격차는 확연히 줄었다. 20대 지지율도 민주당은 39%까지 떨어졌고, 한국당은 8%로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20대에서 무당층이 3년 연속 증가세를(26% → 33% → 36%) 보였다는 점이다. (세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최근 '조국 사태'를 겪으며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 특히 20대의 표심이 돌아서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여야는 21대 총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20대·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발등에 불 떨어진 민주당, '反조국' 20대 민심 잡기에 골몰


먼저 민주당은 청년정책을 발굴하는 당내 기구로 '2030 컨퍼런스'를 출범시켰다. 8월부터 활동한 2030 컨퍼런스는 교육과정 수료 후 3차례에 걸쳐 분과별로 토론을 갖고, 교육, 주거교통, 민주주의, 복지안전망, 일자리, 금융경제 등 총 6개 분과의 9개팀이 청년정책을 개발했다.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전국청년위원회·전국대학생위원회는 9월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30컨퍼런스 정책발표회'를 열고 최우수 정책 2건과 우수 정책 1건을 선정했다. 이중 최우수 정책은 20일 열린 민주당 정책 페스티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안됐다.


앞서 민주당은 청년 정책을 강화하고 소통하는 차원에서 9월 2일 청년대변인 4명을 임명하기도 했다. 또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입시제도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8일 '교육 공정성 강화 특별위원회'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은 본지에 "조국 사태 이후 20대, 청년층이 받은 좌절감과 분노를 당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또 우려하고 있다"며 "2030 컨퍼런스와 같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앞으로 정책 수립과정에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30 컨퍼런스 제1차 분과별 원탁회의'에서 박주민 최고위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저스티스 리그' 출범시킨 한국당은 20대·무당층의 유입 노려


반면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소속 당원들의 삭발식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은 17일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를 출범했다.


저스티스 리그는 △대입제도 전면 재검토 △ 국가 고시제도 개혁 △ 공기업·공공기관 충원 제도 개혁 △ 노조 고용세습 타파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하고 입법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의 약점으로 꼽히는 일자리 창출과 그간 충돌해왔던 노조를 조 장관 이슈와 함께 묶어 비판함으로써 20대,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특히 당내 의견을 단지 외부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입법 제안 접수, 온라인 불공정사례 신고센터 운영 등을 통해 최대한 민심을 수렴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당은 대학생들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6월 전국 100여개 대학에 대학교 지부를 설치한 데 이어, 8월 개강 시즌에 앞서서는 '개강총회'를 개최했다. 또한 중앙당 청년국 산하에 '청년정치캠퍼스Q'라는 일종의 정치학교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대학생기자단'을 발족하는 등 청년층을 끌어안고 외연을 확장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당 취약계층인 2030 세대의 목소리를 듣는 '지(知)20 청년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열린 청년회의에서 황교안 대표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 남아 청년들의 쓴소리를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스티스리그 공동위원장을 맡은 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 "최근 우리당에서도 조국 논란 이후 20대에서 한국당 지지층이 늘어난 것과 무당층이 대폭 증가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추진할 저스티스 리그를 통해 조국에 화난 20대 민심을 대변한다면 청년 무당층을 우리당 지지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知20 청년회의에서 청년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군소정당들도 '동상이몽'…'90년대생'들이 총선 '캐스팅보트' 쥐어


제3당인 바른미래당과 군소정당들도 '상처받은 90년대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에 앞다퉈 뛰어든 모양새다.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당내 '청년정치학교'를 운영해왔는데, 청년정치학교는 최근 3기 수료식을 마치고 9월 8일에는 총동문회도 출범시켰다. 이와 함께 '바른미래당 토론배틀'을 통해 선발된 청년대변인들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지지도가 높은 정의당도 최근 '청년당당 프로젝트'를 통해 '정의당 서로 존중 5대 약속'을 발표하며 '꼰대 없는 정의당 문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조 장관을 '데스노트(사퇴 리스트)'에 올릴지 장고를 거듭하다가 결국 리스트에서 제외한 결정 때문에 당이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된 것을 감안해 대학입시제도 개선을 비롯한 불공정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책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민주평화당은 수석대변인인 박주현 의원을 중심으로 그간 주장해왔던 정시 확대 등 대학입시제도 개혁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다시 촛불을 든 성난 20대의 표심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어느 당으로 향할지 지켜볼 일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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