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이재명, 6번째 檢 출석..."증거 제시하는지 보겠다"

박지은 / 2023-09-12 15:13:31
사흘 만에 재출석…"사실 아니다" 의혹 일축
"중대 범죄 저지를 만큼 어리석지 않아"
'영장 청구 15일, 국회 보고 18일, 표결 21일' 시나리오
추석 전 구속 여부 판가름...송갑석 "李 입장이 가장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 피의자로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사흘 만에 검찰에 다시 나간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사실이 아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 "제가 관련 있다는 증거를 (검찰이) 제시하는지 한 번 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대선 이후 이날로 6번째 검찰에 소환됐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 피의자로 12일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1분쯤 수원지검 후문 앞에 도착한 뒤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어 다시 차량에 탑승해 검찰청사로 들어와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등 주제를 바꿔가며 한 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투입해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방문해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 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가한테 100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 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순 없다.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북한의 인도적 지원을 핑계 삼아 도지사 방북이 성사되도록 스마트팜 지원, 15억 원 상당의 묘목 및 밀가루 지원, 쌀 10만 톤 추가 지원 등 대북 지원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관련자 진술 및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경기도, 국정원 문건 등을 토대로 당시 경기지사인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을 인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수원지검에서 8시간가량 조사를 받았지만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열람 조서에 서명 날인하지 않고 열람을 중단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추가 소환을 통보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지난 조사에서 이 대표를 상대로 당시 경기도가 추진한 대북 사업 전반에 대한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검사의 질문에 “이화영이 나 몰래 독단적으로 대북 사업을 추진했다”는 식으로 혐의 대부분을 전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 측과의 조율을 거쳐 이날 오후 조사 일정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 13일째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와 검찰의 남은 조사 계획 등을 감안한 것이다.

 

검찰은 여러 변수로 이 대표 조사가 다 이뤄지지 않더라도 추가 소환 없이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검토에 바로 돌입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대표 출석 직후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이 대표의 건강 상황을 고려하여 주요 혐의에 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집중 조사해 오늘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대북송금 의혹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회기 중이어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진다.


본회의는 오는 18일, 21일과 25일 예정돼 있다. 영장 청구에서 국회 체포동의안 보고까지 3일, 국회보고 후 표결까지 또다시 3일을 감안하면 15일 영장 청구, 18일 국회 보고, 21일 표결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이럴 경우 법원의 심문 일정에 따라선 추석 전 이 대표 구속 여부가 판가름날 가능성도 있다. 이 시기를 넘기면 10월엔 국정감사로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12월에나 표결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의 수사를 두고 '정치적 수사', '야당 탄압'이라 규정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단식 중인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잇따른 검찰의 소환조사는 우리가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며 "혐의 여부를 떠나 검찰의 이런 행태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지나치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명계인 송갑석 최고위원은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지금 상황에선 이 대표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순서상 이 대표가 어떤 입장, 즉 '가결시켜 달라'거나 아니면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식의 의견을 밝히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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