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출신 장병완·박주선·김동철 적극적 행보
바른미래 지도부는 반발…평화당은 당론 오락가락
'제3지대' 구축 노리지만 통합까진 '가시밭길'
최근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통합 가능성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8일 평화당이 창당 기념식을 개최한 데 이어 13일에는 바른미래당이 기념식을 열었다. 두 당은 지난해 2월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이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대한 국민의당 호남 출신 의원들이 따로 평화당을 창당했기 때문에 창당 시기가 비슷하다.
그러나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제3당의 역할을 자부하며 새 둥지를 틀었던 두 당은 1년이 지난 지금 각자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래서 통합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바른미래당은 자력갱생을 외치는 당 지도부와 통합을 주장하는 호남 중진의원들 간에 입장 차가 큰 반면, 평화당의 경우 야권통합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했으나 방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통합 논의 배경에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낮은 지지율로 참패를 맛본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이 현 상황에서 21대 총선을 치르면 몰락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여기에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악재로 이탈한 지지층을 '신당'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논리도 힘을 얻고 있다.
이때를 노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이 통합에 성공할 경우, 야권 정계개편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평화당, 통합 당위성에 공감하지만 방법 두고 '갈팡질팡'
우선 정당 지지율 5위에 불과한 평화당은 처한 환경이 녹록지 않다. 1년을 버텼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 1~2%를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저조한 지지율에 당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가운데, 이를 다잡을 수 있는 동력도 찾기 어렵다. 당 내부에서는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통합, 호남중진 의원 수용, 자강론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내 분당 기류가 형성된 만큼 호남 의원들을 평화당에 입당시킨 후 당의 힘을 키워 총선 때 승부를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민주당과 한국당을 대신할 대안정당을 만들어 중도개혁 세력을 끌어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0대 총선에서 대안정당 역할을 하며 중도층의 지지를 받았던 국민의당처럼 새로운 대안정당을 만들어 중도 지지층 결집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는 이는 장병완 원내대표이다. 장 원내대표는 설 전에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과 함께 바른미래당의 김동철·박주선 의원을 만나 통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동에 참석한 바른미래당 박주선·김동철, 평화당 장병완·황주홍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한국정치발전과 제3정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함께 열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양당 일부 세력의 '통합 논의 군불 때기'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장병완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본지에 "오는 22일 워크샵에서 소속 의원들과 통합에 대해 논의해볼 계획이며 기본적으로 어떻게든지 '파이'를 키워서 '제3당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거대 양당의 대안세력으로서 3당의 필요성에는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두 당의 통합 과정에 대해선 "합당은 우선 각 당 내부에서 토론이 이뤄져야 하고 당 간에 의사도 합치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부터 창당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 부정적 바른미래당 지도부, '바른정당'계 반발도 심해 내분 격화 조짐
당내 분위기가 통합에 우호적인 평화당과 달리 바른미래당은 지도부부터가 통합에 대해 회의적이다. 특히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통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고,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도 통합 논의는 때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지난 8일 경기도 양평의 한 호텔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연찬회에서 "바른미래당은 선명한 개혁보수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앞으로 제대로 된 보수재건의 주역이 돼야 한다"며 "안보에 관한 생각 차이가 큰 평화당과의 통합·합당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선을 그었다.
'자강론'을 주장하는 지도부도 평화당과의 합당 문제를 두고는 유 대표와 같은 입장이다. 손학규 대표는 12일 열린 창당 1주년 기자회견서 "지금 합당 문제는 거론할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소위 정치공학적 차원에서 정계개편을 추구하는 정당이 아니다"며 "한국 정치 구조를 바꿔서 양극단의 거대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고, 바른미래당이 중도개혁으로 한국당과 수구보수가 갖고 있는 중원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바른미래당은 정치공학적인 정계개편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당 대 당 통합을 이야기할 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바른미래당을 흔들려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의 경우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을 주장하는 의원들에 대해 당 차원의 징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 의원은 본지에 "의원 연찬회 때 많은 것을 합의하진 못했지만 평화당과의 통합은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다"며 "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면 당 차원의 징계가 불가피하다. 지도부는 이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리적으로까지 세부 논의는 안 했고 정치적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통합론을 경계했다.
하지만 호남계 중진 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평화당과의 통합이 끝이 아니라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이탈하는 인사를 비롯해 시민단체 등 폭넓은 세력 확대를 통해 '제3지대'를 만들자는 구상까지 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박주선 의원이 대표적이다.
박주선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현 상황에 대해 "우리가 제3당이지만 제3당의 역할을 못하고 있으며 지지율도 정체 상태에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이탈하는 민심의 광주리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민의당을 함께 했던 평화당의 동지들과 같은 뿌리로서 세력 확장 차원에서 합쳐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한국당과 민주당에서 이탈하는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까지 포섭할 수 있다"고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다만 "통합을 위해서는 당대당 통합논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합당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탈당한다면 진정한 통합이 안된다"면서 "목표를 세력확장으로 두고 당내에서 심도있는 토론과 논의를 통해 설득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밟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까지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신호는 한국당의 '5·18 망언'을 계기로 민주개혁연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현상이다. 1년 전에 각자 제 갈 길을 갔던 두 '난장이당'이 과연 힘을 합쳐 정계개편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까?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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