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가 급한데…탄핵 위기에도 권력 집착하는 친윤계

박지은 / 2024-12-09 16:19:19
尹 퇴진시기 놓고 갑론을박…"친윤계 책임 크다" 지적
리서치뷰…尹 "즉시 퇴진" "탄핵 찬성" 응답 70% 이상
친윤, 개헌 선호·추경호 재신임…주도권 쥐겠다는 의도
의총서 '정국 안정화 TF' 구성…12일 새 원내대표 선출

국민의힘은 9일 종일 어수선했다. 윤석열 대통령 조기 퇴진 시기·방법 등을 놓고 격론이 이어졌다. 한시가 급한데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갑론을박만 벌어졌다. 친한·친윤계가 시각차를 좁히지 못해서다. 

 

당 안팎에선 주류 세력인 친윤계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성난 민심은 즉각적인 관련자 처벌을 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야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사회 각계에서 탄핵 요구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친윤계는 윤 대통령 조기 퇴진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대체로 1년 이상 시간이 걸리는 개헌을 통한 임기 단축 시나리오는 선호한다. 여권 내 주도권을 놓치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들이 사의를 표명한 추경호 원내대표를 재신임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차기 대권 경쟁에서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를 견제하려는 포석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윤계의 권력 집착이 제 발등을 찍고 당과 정권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질타가 나온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2, 3일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국민들에게 윤 대통령 퇴진 시점 등을 비롯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조기 퇴진 시기를 못박는 것이 급선무"라며 "야당의 탄핵 공세를 누그러뜨리고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선 타임 스케줄을 조속히 확정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제되면 탄핵 여론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야당이 매주 탄핵안 표결을 시도하면 지역구 여론이 부담스런 의원들의 이탈표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KPI뉴스가 전날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 대통령 거취에 대해 "즉시 퇴진"을 원하는 응답이 76.1%로 나타났다. 

 

또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75.7%에 달했다. 지난 7일 탄핵안 표결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에 대해선 "당리당략에 따른 직무유기"라는 응답이 77.2%를 기록했다. 항목마다 윤 대통령과 여당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게 작금의 민심이다. 안이하게 대응하다간 탄핵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최고위원회의, 중진 회동, 비상의원총회를 잇달아 갖고도 구체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의총에서 현 상황을 조기 수습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됐다"며 "정국 안정화 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TF 팀장으론 이양수 의원이 임명됐다. 지금 TF를 구성하면 결론이 언제 도출될지, 어떻게 추인을 받을 지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4일 2차 탄핵안 표결을 예고한 터다. 탄핵 위기에도 정신을 못차리는 게 여당의 현 주소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 결단을 통한 조속한 하야를 압박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CBS·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사람은 당 내부에서도 거의 없다"며 "한 대표는 하야를 하는 게 더 맞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서 하야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경태 의원은 채널A 라디오에서 "검찰 특수본부에서 한 달 안에 (비상계엄 수사) 결론을 내기로 한 만큼 퇴진 시점은 한 달보다는 더 빨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의총에서 "여야 합의로 윤 대통령에 대한 '계엄 상설특검'을 처리해 수사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은 임기 단축 개헌을 통한 퇴진을 주장한다. 이럴 경우 윤 대통령 퇴진은 2026년 지방선거 이후가 될 수 있다. 들끓는 여론을 감안하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중진들은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 '우리끼리 탄핵이니 조기 퇴진이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여당이 논의를 이끌고 가야 한다는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퇴 의사를 밝힌 추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기로 뜻을 모았다.

 

추 원내대표는 그러나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오는 12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의총 중 기자들과 만나 "어떤 분들이 2, 3개월 내 조기 대선을 하자고 하는데, 국민들은 원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조기대선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고 했다.


그는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에 반대해도 지역구 유권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지해 준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윤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소리 아닌가"라며 "웃기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무선 RDD 100%)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KPI뉴스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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