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줄 때 받아라" 野 조롱받는 집권당…쇄신 외면한 자업자득

박지은 / 2024-06-11 16:55:34
野 정청래 "與, 화 누그러뜨리고 상임위원장 7개 받아라"
수모당하는 與…총선 참패에도 '반성·쇄신' 안 한 결과
"尹, 맥주·어퍼컷으로 기억돼…국민의힘, 당권투쟁 골몰"
상임위 보이콧 등 강경론…부담 크고 실익 없어 딜레마

더불어민주당은 11개 국회 상임위 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데 이어 11일 곧바로 상임위 가동 절차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단독으로 선출할 방침이다.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유튜브 인터뷰에서 "7개 상임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좀 화를 누그러뜨리고 줄 때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1대 7이 총선 의석 수 비율대로 가는 것"이라며 "7개를 드릴 테니 가져가시라"고 했다. 조롱으로 들린다.

 

국민의힘은 '입법 독주'라며 의사일정 거부를 예고했는데, 정 최고위원은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총선 불복"이라고 몰아세웠다.


집권당이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건 4·10 총선 참패로 '여소야대' 국회를 허용한 탓이다. 그러나 패배 자체보다 선거에서 드러난 '정권 심판 민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 인사는 "충격적 참패 후 두달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반성과 쇄신'의 필요성을 완전히 잊어버렸다"며 "이러니 정부여당이 국민에게 다시 신뢰를 찾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국민 기대에 부응해 철저히 쇄신을 했다면 호응과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역풍을 맞았던 '입법 독주'를 22대 국회에서도 되풀이하는 건 무능하고 무기력한 집권당의 자업자득"이라고 질타했다.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34.5%, 민주당은 35.6%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1.1%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안이다. 조국혁신당은 13.0%, 개혁신당은 5.2%로 집계됐다. 이 두 정당까지 감안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과 비슷하다고 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총선 직후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참모진 일부를 바꾸는 선에서 인적 쇄신을 마무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장관에 대한 교체 시기와 규모는 아직도 미정이다. 참패 원인인 윤 대통령의 독선·일방적 국정 스타일은 바뀔 기미가 없다.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연찬회에서 맥주를 권하고 어퍼컷을 날리는 모습만 국민 뇌리에 각인됐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새 당대표를 뽑는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경쟁에 골몰하는 것으로 비친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출마가 최대 변수가 되면서 계파 간 견제와 신경전이 치열하다. 지도체제 전환과 민심 반영 비율을 둘러싼 경선 룰 개정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이유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당내 반발이 심한 '대표·부대표 2인 지도체제'를 고집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황 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2인 지도체제로 전환되면) 한 전 위원장도 훨씬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인 체제' 장점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당대표를 임금, 부대표를 세자에 비유해 빈축을 샀다. "조선시대엔 임금님이 계실 때 세자책봉이 국본이라고 해서 사직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겼던 것처럼 한 분에게 승계권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그렇게만 해놔도 (당대표가 사퇴해도) 전당대회 필요성이 거의 없는 등 굉장히 안정된다"는 것이다.

 

그러자 같은 방송에 나온 정치분석가인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국본 이런 말을 들으니 한동훈을 어떻게 해 보려고 별의별 수를 다 쓰는구나라는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 맞서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 하기로 했다. 대신 당 정책위 차원에서 구성한 15개 특위를 중심으로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은 또 전날 본회의를 개의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상대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추진한다. 당내에선 국회 의사일정 전면 거부, 장외 투쟁, 모든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 등 거야 강경 대응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대 국회 출범 때처럼 이들 7개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야당이 차지하도록 두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여당 지도부로선 상임위 보이콧 등 강경책은 여론의 역풍 등으로 부담이 크고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딜레마다. 쇄신을 통한 국민 지지 확대만이 소수당 한계를 극복하는 최선책이라는 게 중론이다. 


리얼미터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일과 7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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