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탄핵' 접는 與…김현지 출석 막고 추석 민심 의식?

장한별 기자 / 2025-09-30 16:54:27
與 "曺 탄핵 논의한 적 없어"…강경론서 신중론으로 선회
이석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탄핵 주장 하면 안 돼"
李대통령 측근 金 국감 출석 차단하려 曺공세 수위 낮춰
전국 민심 섞이는 추석 앞두고 중도층 겨냥 전략적 선택

국회 법사위는 30일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현안 청문회를 열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이 예고한 대로 출석하지 않아 청문회는 헛일이 됐다. 

 

청문회를 강행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불만을 토하며 강경 대응했다.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오는 10월 15일 대법원을 찾아가 현장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대법관 증원 관련 소요 예산 산출 근거를 검증하고 대선후보 파기환송 판결 과정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회에서 열리는 국감(10월13일) 이틀 뒤인 15일 일정을 하루 추가해 대법원 현장검증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장검증은 최초다.

 

▲ 국회 법사위가 30일 오후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현안 청문회를 열었으나 조 대법원장이 출석하지 않아 증인석이 비어있다. [뉴시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출석하지 않아 '붕어빵 청문회'가 된다"며 "오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장검증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의 청문회 불출석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나경원 의원은 "판검사 도륙"이라고 성토했다. 해당 안건은 재석 16명 중 찬성 10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조 대법원장 압박할 방침이다. 하지만 '탄핵'에 대해선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조국혁신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초안을 마련한 데 대해 "당 차원에서 그 단계까지 논의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회는 국민 명령을 수행하는 기관이라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상혁 원내수석부대표도 CBS라디오에서 "(탄핵) 부분은 종합적이고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이석연 위원장은 탄핵론을 공개 질타했다. "불쑥불쑥 던지는 '대법원장 물러가라', '탄핵하겠다'는 주장은 정치적 수사라고 해도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그렇게 얘기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통합위 대회의실에서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다. 

 

이 위원장은 "그 표현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 정서와 통합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또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겨냥해 "청문회 요건도 갖춰지지 않았는데 국회가 서둘러 진행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민주당이) 입법 만능주의 사고에서 벗어나기를 간청한다"고 했다.


그는 동시에 조 대법원장에게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상고심을 왜 속전속결로 처리했느냐"고 캐물었다. 그러면서 "이 점에 대해 국민도 최소한 입장 표현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 발언은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의원이 지난 25일 추미애 법사위원장 등 강경파를 직격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 청문회 추진에 대해 "급발진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와 상의해 진행했으면 좋았는데 너무 급하게 한 듯하다"는 비판이다. 

 

여권에선 그간 조 대법원장 사퇴·탄핵을 주장하는 강경파 목소리가 득세했다. 그러다 최근 신중론으로 선회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수장의 메시지는 '이심'(이 대통령 의중)과 무관치 않다는 게 중평이다. 조 대법원장 탄핵론은 힘이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추석 민심'을 의식한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전 국민이 모이는 추석 연휴 때 밥상 머리에서 형성되는 '여론'은 정국에 무시못할 영향력을 미친다는 게 그간 통례다. 대법원장 탄핵은 여권 강성 지지층과 달리 중도·무당층에겐 반감을 줄 수 있는 이슈다. '삼권분리 침해' 논란이 거세 민주주의 위협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대법원장 탄핵은 인용될 가능성이 희박해 실효성도 떨어진다. 그런 만큼 신중론 공감대가 확대된 것으로 여겨진다.

 

'김현지 지키기' 의도도 엿보인다. 전날 대통령실 인사 개편을 통해 이 대통령 최측근인 김현지 총무비서관은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총무비서관은 국감 출석 의무가 있으나 제1부속실장은 없다. 김 비서관의 국감 출석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보직 이동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총무비서관은 그간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전례가 없었다. 반면 대법원장은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 그런데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출석을 집요하게 촉구했고 김 비서관 출석은 강하게 거부해 "형평이 전혀 안 맞는다"는 지적이 거셌다. 그러자 조 대법원장 압박 수위가 낮아지면서 탄핵론도 수그러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아예 개편을 통해 시빗거리를 제거한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국감 출석을 피하려는 꼼수"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존엄' 현지의 이재명 정부 내 위상이 적어도 일인자 만인지상의 위치에 않고서는 상상할 수 없는 창의적 인사"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국가 의전서열 3위 대법원장을 청문회에 세우겠다면서, 김현지 씨는 끝까지 숨기겠다고 한다"며 "김현지 씨가 대통령 위의 최고 존엄 'V0'인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과대망상적인 주장이 아닐까"(전 최고위원)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김 부속실장을 국감에 부르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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