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당(黨)' 꿈꾸는 한국당, 득일까 실일까

남궁소정 / 2019-07-02 20:55:04
윤석열發 검찰내 사직 행렬에 '이삭 줍기' 나서
법률지원단 300명, 총선후보 1대1 법률 서비스?
윤석열 청문회 7월 8일…한국당 법률자문위 발대식 7월 18일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며 예고된 윤석열 발(發) 인사 태풍의 '낙과'를 자유한국당이 챙겨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 관행대로라면, 총장 인사에서 빠진 선배나 동기는 신임 총장의 지휘권 보장을 위해 사퇴해왔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내년 4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최근 당 법률지원단을 37명에서 300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은 한국당에게 매력적인 영입대상이다. 공안검사 출신 당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이 이참에 ‘검사당(黨)’이 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6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국회의원 후보자 1대1 법률 서비스 나서나


한국당은 최근 당내 법적 현안에 대응하는 법률지원단을 37명에서 300명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법률지원단은 정부 여당과의 소송, 선거법 등 각종 법률분석 및 당헌‧당규 해석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는 역할을 한다. 300명의 법률자문위원단이 한국당 의원 112명은 물론, 내년 총선 후보자 300명까지 1대1로 법률 서비스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한국당의 법률자문위는 208명 규모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최교일 의원이 2016년부터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24일 신임 자문위원으로 서울동부지검장 출신인 석동현 변호사를 비롯해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승환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이헌 변호사 등을 새로 임명했다.

법률자문위 규모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크다. 최교일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률자문위 규모와 관련 앞으로 추가 영입을 시사하며 "당 대표께서 법률지원단을 대폭 확충, 강화하길 바라셨고 실제로 최근 여야 대립의 심화로 법률 수요가 커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자연스레 저변 확대도 되고, 인재도 발굴하고 당의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당내에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옷을 벗는 검사들을 인재로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 후보자의 청문회는 현재 7월 8일로 예정돼 있다. 이를 전후해 사표가 대거 제출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국당 법률자문위 발대식은 7월 18일이다.

최교일 의원은 이와 관련 "자원해서 희망하는 분들만 추가로 영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수 인재영입위원장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의를 표명한 검사 중) 정치권에서 일하거나 지역구에서 출마해보겠다는 사람은 영입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발 인사 태풍이 불 때 최대한 '이삭줍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 검사 출신 자유 한국당 의원들. 곽상도(왼쪽부터), 김도읍, 최교일 의원. [뉴시스]

전해철·김정훈…법률지원으로 정치 활동 시작

법조인에게도 법률지원단 활동은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기 전에 정당 활동 경력과 인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실제로 여야를 막론하고 법조인이 선거를 앞두고 법률지원 등 활동을 통해 당과 호흡을 맞춘 뒤 출마한 케이스는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 중 1인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민변 소속으로 1997년 대선에서 '국민승리21' 법률지원단으로 활동하며 권영길 당시 후보를 도왔다. 또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 법률지원단'을 결성해 법률지원단 간사로 본격적인 정치참여에 나섰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법률지원단을 만든 이유로 "2002년 대선 때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당에서는 끊임없이 후보를 흔들었고, 당시 저는 법률 전문가 집단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4년 이후 청와대에서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으로 일한 그는 청와대를 나온 직후 18대 총선에 도전했다. 그는 "참여정부의 가치, 국정과제인 민주주의 등에 대해 국민에게 정당한 심판을 받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첫 도전은 불발됐지만, 이후 19대 때 국회에 입성해 재선에 성공했다.


4선 중진의 김정훈 의원 역시 법률지원을 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부산시 고문변호사를 하다가 1997년 신한국당 법률특보를 맡으면서 정치 참여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2002년 대선에서도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의 법률특보로 활동했고 2004년 17대 때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검사당(黨)' 타이틀, 한국당에게 독일까 약일까

현재 한국당에는 검사 출신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정점식, 권성동, 김진태, 곽상도, 최교일, 김재원 의원 등을 합치면 작은 지청(支廳)을 꾸릴 정도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미 "(우리 당에는) 판검사 출신이 너무 많아 법조 출신 공천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검사 출신이 많은 것이 한국당에겐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 검사 출신이 있으면, 현 정부의 비리 의혹을 파헤치고 견제하며 대여 투쟁력을 높여 대안 정당으로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반면, '대화와 타협'보단 편협한 정치 논리를 법으로 포장하며 정치 공방만 펼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정치 권력과 검찰 간 유착관계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이 검찰 기득권을 대변하는 '검사당(黨)'의 길을 걸을지, 저변을 확대해 대안 정당으로 우뚝 설지는 18일 발대식을 하는 법률자문위의 면면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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