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빅텐트' 급부상…한동훈·홍준표도 "한덕수와 단일화"

장한별 기자 / 2025-04-24 16:05:09
洪 "韓대행과 언제든 단일화 협상…이준석·비명계도 함께"
韓 "모든 사람과 함께할 것…대한민국 지키겠다는 생각 같아"
맞수토론…김문수 "尹탄핵에 韓 제일 책임" vs 韓 "그게 배신인가"
국힘 지지층 83% "단일화 필요" 조사…韓대행, 출마에 함구
시정연설 韓대행에 禹의장 "할 일, 안할 일 구분"…국힘 반발

보수진영에서 '반이재명 빅텐트' 구상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6·3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하며 '단일화' 기류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홍준표·한동훈 경선 후보는 24일 앞다퉈 한 권한대행 출마를 전제로 한 '보수 단일화'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간 한 대행 출마 자체를 반대하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도 이날 저녁 '단일화행'에 합류했다. 

 

이로써 김문수 후보 포함해 2차 경선 진출자 4명 모두 '찬덕수'(한덕수와 단일화 찬성)로 돌아섰다. 4파전 구도가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2명 대 반탄 2명'에서 재편된 셈이다. 경선이 '한덕수 변수'로 요동치는 양상이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가운데)이 24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제출과 관련한 시정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한 대행과도 함께 하겠다"며 "언제든지 단일화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도 빅텐트를 위한 협상을 후보가 되는 즉시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민주당 비명계도 함께 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도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과 함께할 것"이라며 단일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총리님과 저는 계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전했다.


반탄인 홍 후보는 물론 찬탄인 한 후보까지 단일화로 기운 건 한 대행 출마가 유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행이 다음 주 사퇴해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그런 만큼 대선 승리를 위해 빅텐트가 필요하다는 당내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4명 중 2명을 뽑는 2차 경선에서 '당원 투표'가 50% 반영되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행 역할론'에 대한 의원들의 기대감이 상당한 상황에서 단일화 거부는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한·홍 후보는 1차 경선에서 20%대의 엇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경선에서 2위 안에 들려면 단일화를 바라는 당심을 챙겨야한다는 게 이들의 판단으로 여겨진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문화일보 의뢰로 23일 전국 1000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응답자 42%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 대행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지 정당을 국민의힘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선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비율이 83%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64%나 됐다. 단일화 외면은 불이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한 대행 출마는 국민 상식과 바람에 반하는 일"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출마와 다르지 않다"고 썼다. 그러나 이날 밤 TV조선에 출연해 "한 대행도 정치에 입문하게 되면 힘을 합치는 대상"이라고 진전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진행된 일대일 맞수 토론회에선 김, 한 후보가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토론회 주도권을 쥔 김 후보는 "한덕수든, 김덕수든 다 합쳐 무조건 이재명을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후보는 "치열한 경선을 하는 과정에서 미리 너무 그걸 앞장서 얘기한다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탄핵 책임론 등을 놓고선 정면충돌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탄핵, 파면되는 모든 과정에서 한 후보 책임이 제일 크다"고 질타했다. 한 후보는 "대통령이 잘못 나가는 길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 그걸 배신이라고 부르나"라며 "아버지가 불법 계엄을 해도 저는 막았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 후보는 또 "대통령하고 이렇게 하는 거 보니까 저 사람은 사람이냐, 굉장히 다시 생각해 봤다"며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라고 몰아붙였다. 한 후보는 "국민에게 충성해야 된다"며 "민주주의자 맞느냐"고 반격했다.
 

한 대행은 '간보기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출마 질문에 "고생 많다"라고만 답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회 시정 연설은 46년 만이다. 그러나 본회의장은 삿대질, 고성, 야유로 얼룩졌다. '한덕수 출마론'에 대한 민주당 반감이 상당한 탓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 대행 연설 직후 "권한대행께서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길 바란다"고 직격한 건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우 의장은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권한대행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족한 때"라며 "이럴 때 권한대행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대표해 국회의장이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우 의장 발언에 "뭐 하는 거예요" "그만하라"고 소리쳤다. 권성동 원내대표,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의장석으로 다가가 항의했다. 그러자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뒤따라 나오며 소란스런 상황이 연출됐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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