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처신에 아쉬움"…韓 "의견 제시가 잘못된 처신인가"
안철수 "채상병 특검법 여전히 찬성…소신 투표할 것"
洪, '상남자' 등 尹 감싸기 일관…나경원은 관계설정 고심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들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벌써부터 두 갈래로 갈리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소속 일부 광역단체장은 윤 대통령 국정 기조를 뒷받침하며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표적이다. 친윤계와 동조화하는 행보가 두드러진다.
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의원은 정책 현안과 정국 쟁점에 대해 '소신'을 피력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탈윤·비윤'으로 비친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반윤'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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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KPI뉴스 자료사진] |
정부의 'KC(국가인증통합마크) 미인증 제품의 해외 직구 금지' 논쟁과 '채상병 특검법'은 잠룡들의 색깔을 드러내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 전 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정부의 해외 직접구매 규제를 둘러싼 논쟁과 관련해 자신을 겨냥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반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서울시장께서 저의 의견 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던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로,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으나 한 전 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동시에 코너에 몰린 정부를 지원사격한 셈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 해외 직구 시 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며 재고를 촉구한 바 있다. 유 전 의원도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정부를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오 시장은 해외직구 금지를 비판한 '여당 중진'을 콕 집어 비판했다"며 "그런 생각이라면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나"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YTN라디오에서 "(전날 정부의 직구 금지 정책 철회는) 전형적인 탁상공론 또는 정책 실패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처신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었다"면서도 재반박에 나섰다. 그는 "중진은 필요하면 대통령실, 총리실, 장·차관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고 협의도 할 수 있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통로는 놓아두고 보여주기만 횡행하는 모습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유 전 의원도 즉각 응수했다. 그는 "자기가 SNS 하면 건강한 거고, 남이 SNS 하면 보여주기만 횡행한다? 이건 대체 무슨 '억까'(억지로 까기) 심보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와 재의결될 경우 '이탈표'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여당에서 17명이 찬성표를 던져 채상병 특검법이 재의결되면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하고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권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이런 비상 시국에서 안 의원은 "특검 찬성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탈표라고 부르기보다는 소신투표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다"는 시각이다. 친윤계 진영에선 안 의원이 '적'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안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선진국일수록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할 수 있는 합당한 최고의 예우를 해드리는 게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여당 잠룡과 달리 홍 시장은 4·10 총선 후 윤 대통령을 부쩍 감싸며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물갈이한 검찰 인사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자 엄호에 나선 건 비근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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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사진 왼쪽)과 홍준표 대구시장.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 [KPI뉴스 자료사진] |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을 '상남자'로 치켜세워 논란을 빚었다.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도 '윤심'(윤 대통령 의중)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이 정부의 직구 금지 관련 반대 입장을 드러낸 다음 날인 19일 "특검 받을 준비나 하시고"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가 지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달 16일 홍 시장과 만찬을 함께 한 뒤 거리를 좁히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홍 시장이 제안한 대구·경북(TK) 통합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오 시장은 최근 윤 대통령 우군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오 시장이 한 때 윤 대통령에게 밉보여 애를 먹었으나 다행히 오해를 풀어 잘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기 3년 남은 대통령과 엇가면 대권 도전이 어렵다는 게 오 시장 판단인 것 같다"고 전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고심하는 눈치다. 나 당선인은 총선 직후 윤 대통령과 소통했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정부의 직구 금지 방침에 대해선 "취지는 공감하지만 졸속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나 당선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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