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생활비 어려움 겪은 아내, 200·300만원씩 처가서 받아"
"축의금 1억 정도…출판기념회 2차례 2억5000만원 될 듯"
'서울시장 도전' 묻자 "총리가 정치 마지막일 수 있단 생각"
48.4% 국가채무비율 질문에 "20~30%"…예산규모 답못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4일 열렸으나 자질·능력·도덕성 검증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정쟁으로 얼룩졌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재산 신고, 아들 경력 등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공세에 치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질의 태도를 비판하고 김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 등 방어에 열올렸다. 양측 충돌로 고성과 막말이 난무했다. 김 후보자는 대부분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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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이 가장 문제삼는 대목은 김 후보자의 지출이 신고된 수입보다 수억원 많다는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그간 김 후보자 공식 수입이 최근 5년간 세비 5억 1000만원인데 비해 지출은 확인된 것만 최소 13억원이라며 8억원 가량을 더 쓴 점에 대해 소명을 요구해왔다.
김 후보자는 아들의 유학비인 2억원 가량은 전 배우자가 충당했다고 설명하자 야당은 나머지 6억원의 자금 출처를 집중적으로 따져왔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관련 질의에 "축의금, 조의금, 출판 기념회 등 세비 외 수입이 있었다"고 답했다. "축의금 또는 조의금, 출판 기념회 두 번, 그리고 제 처가 장모님으로부터 생활비 지원을 간혹 받은 것 정도가 총체적으로 모여 세비 외 수입을 구성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2019년 12월 현 배우자와 결혼했고 2020년 11월 장인상을 치렀다. 또 두 차례(2022년 4월, 2023년 11월)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그는 "그 구성에 있어서는 일부에서 말한 것처럼 한 시기에 몰려 상당하게 현금을 쌓아 놓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매해 분산돼 조금씩 되고 그때그때 지출이 됐다"고 설명했다. '세비 외 수입' 규모에 대해 "사회적인 통념 등에 비쳐 과하게 넘는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 해명은 기존에 언급했던 내용으로 달라진 게 없다. 국민의힘은 구체적 액수를 제시하라며 몰아세웠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의 추가 질의에 답하며 세비외 수입에 대해 구체적 액수를 언급했다.
그는 "조의금, 출판기념회 각각 1억에서 1억500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결혼 축의금에 대해선 "친정집에 다 줬다"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아내가 생활비가 부족해 그때그때 200만, 300만 원씩 손을 벌려 도움받은 것들을 5년 합쳐 보니 그것도 한 2억 원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축의금은 다 처갓집에 줘 수익으로 안 잡혔던 것 인가'라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질의에 "맞다"고 했다. 이어 "(하객) 3000~4000명 이상이 와서 공식적인 카운터에서는 안 받았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가까운 지인들이 이렇게 봉투를 주고 한 것으로 해서 근 1억 원 정도"라고 전했다. 아울러 조의금은 1억6000만 원, 두 번의 출판기념회는 각각 1억5000만 원, 1억 원 정도라고 했다.
주 의원은 "기타 소득, 출판기념회에 이어 또 다른 자금원인 처갓집으로부터 다시 2억 원을 받은 게 있었다는 것"이라며 해명이 매번 달라지고 있음을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2021년도에 국회의원 세비로 추징금을 냈고 매년 500만 원씩 내다가 빨리 완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700만 원으로 올려 6000만 원을 갚았다"며 "2024년에는 1억8000만 원 대출해서 일부는 선거비용, 나머지 1억 정도는 추징금 완납하는 데 썼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질의한 아들의 고교 시절 홍콩대 인턴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이른바 아빠 찬스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질문한 언론에 해당 교수가 (아들이) 인턴을 했다는 걸 이메일 보낸 걸 저도 간접적으로 전해받았다"면서다.
김 후보자는 '올해 정부 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아느냐'는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 질의에 대해 "추계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계는 세수(稅收)에 대해 하는 것이지 예산 규모와는 무관하다.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예산 규모를) 정확한 숫자까지 말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러면 국가채무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인지 여부를 따진 것이다.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기준 44.8%였고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집행되면 48.4%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가 최근 낸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원안대로 통과돼 집행된다면 49.0%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는 "국가채무비율은 다른 나라 평균에 비해 높다고 보는 경우도 있고 낮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이 다시 "소수점 아래 숫자까지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규모를 가늠하고 있는지 묻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 후보자는 "한 20에서 30 사이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제 마음도 그리 정했고, 대통령님께도 이 (총리)직이 제 정치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정치인 출신 지명자라면 총리 생활을 1년 정도 하고 다음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한 번 도전해 보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청문회는 사상 초유의 증인·참고인 없는 청문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증인 채택 협상의 결렬 경위와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상황 등을 놓고 청문회 시작부터 격돌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2000년부터 총리 청문회가 시작됐는데, 사상 초유로 증인 없이 치르게 됐다"며 "국민의힘은 가족과 전처를 빼고 수상한 금전 관계가 있는 딱 5명만 증인으로 요청했는데 민주당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현 간사는 "증인·참고인은 이 청문회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주진우 의원은 김 후보자 아들의 미국 코넬대 유학자금 출처 논란과 관련해 "후보자 스스로 전 배우자가 전액을 냈다고 해명했다"며 "그래서 유학 비용에 한정해서라도 확인해달라고 했는데, 답변이 '장남에게 송금된 외국환 신고 내역 없다'이다. 도대체 학비랑 생활비는 어떤 경로로 전달이 된 것인가"라고 따졌다.
민주당 의석에서는 "프라이버시다", "인권 침해다"라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에게 "조용히 하라"고 반말하고 곽 의원이 "미친 것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곽 의원은 뒤늦게 사과했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마태복음 6장 34절을 인용하며 "김 후보자가 엄청난 역경을 이기면서 몇 번이나 되새겼을까 생각했다. 성경 말씀을 붙잡고 그 힘든 시간을 단단하게 뚫고 온 것에 대해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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