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이중고, 美 관세 & 中 '굴기'

박철응 기자 / 2025-05-16 14:30:56
반도체 수출 지난해 43.9% 증가 → 올 1분기 6%
나이스신용평가, 통상 환경 변화로 반등세 둔화 전망
中 반도체 업체 급성장...韓 기업 기반 잠식 우려
"하반기부터 범용 메모리 가격 회복세 약화될 것"

한국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관세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끼여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수출 관련 지표들을 보면 그 영향이 심화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을 보면 수출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였는데 4분기 0.8%로 내려앉았고 올해 1분기에는 -1.4%를 기록했다. 

▲ K-반도체 이미지 [KPI뉴스 자료사진]

 

수출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그만큼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범용 반도체 가격과 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 가격이 낮아졌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6.7%로 돌아섰다. 지난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연간 6.6% 증가했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미국으로의 수출 역시 지난해 연간 10.4% 증가세에서 올해 1분기 -2%로 전환됐고, 특히 지난달에는 -6.8%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분석하면서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수요 불안으로 업황 반등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올 들어 D램 수요가 개선됐지만 미국의 관세 시행에 대비해 IT 세트 업체들의 선제적인 재고 확보가 주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以旧换新, 오래 된 것을 새 것으로 바꾸다) 정책 개편으로 지난 1월부터 스마트폰, PC 등에 구매보조금이 제공된 것도 작용했다. 하지만 이는 외부 요인에 의한 일시적 구매라는 점에서 수요 개선 지속이 불확실하다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자동차와 철강에 부과된 미국의 품목 관세와 소비재 보편 관세 등으로 전반적인 물가 인상 압력이 높다. 반도체 등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 적용을 예고한 상태다. 상호관세 유예는 오는 7월8일까지가 기한이기도 하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품목 관세 시행에 따른 최종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방 시장 내 수요 불확실성은 점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단기간 직접적으로 받을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지만 중국 내수용이거나 미국 외 다른 국가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메모리 제품 수출액은 9억3000만 달러로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의 1.2%, SK하이닉스 연결 매출액의 2.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마이크론이 뉴욕주와 아이다호주에서 건설 중인 첨단 D램 공장이 완공되고, 미국 정부가 원산지 기준을 강화할 경우에는 한국 기업들의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보다 직접적인 위협은 중국으로 보인다. 반도체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매출 기반 축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D램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 웨이퍼 생산은 올해 말 글로벌 D램 시장의 15%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인 마이크론과의 격차가 2~3%포인트로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또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제약에도 지난 2월 중 294단의 고층 낸드 양산을 발표했으며, 주요 경쟁사와 달리 올해도 20% 안팎의 추가적인 생산능력(Capacity) 확장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수석연구원은 "CXMT는 지난해 말부터 DDR5 양산을 개시했으며, 이 칩을 사용한 D램 모듈의 성능은 한국 기업 제품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평가되나 유사 사양 기준 31~50% 저렴한 가격으로 내수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며 "YMTC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인 화웨이를 비롯한 자국 세트업체에 모바일용 낸드를 공급하고 있으며, 소비자용 SSD(Solid State Drive)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세트업체들의 기 확보한 재고 소진에 따른 수요 공백과 더불어 상호 관세 시행에 따른 물가 상승 및 IT 소비 감소로 범용 메모리 가격 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 갈등에 의한 중국의 수출산업 위축 및 실업률 증가, 국가별 보복 관세 도입 등 대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동반되며 향후 1년간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세는 둔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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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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